6년차 직장인 A씨의 책상에는 언제나 두통약이 놓여 있다. 미팅이나 회의 전에 극도로 긴장하는 일이 많고, 행여나 상사 또는 클라이언트에게 좋지 못한 평가라도 받는 날이면 불쑥 불쑥 두통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처음엔 한 알이면 듣던 두통약은 이젠 한 번에 두 알, 세 알을 삼켜야 겨우 효과가 느껴지고, 늘 가슴이 답답하고 꽉 막힌 듯해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습관까지 생겼다.

A씨처럼 늘 가슴 답답함, 두근거림, 두통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병원에 가도 딱히 이렇다 할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경성이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두통약을 사다 먹으며 버티는 생활을 이어가곤 한다. 지속적으로 이러한 증상들을 참고 생활하다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치는 것은 물론 이러다 나중에 혹시 큰 병이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처럼 원인 모를 가슴 답답함과 두통이 지속된다면 자율신경실조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본래 자율신경계는 호흡, 소화, 체온조절, 분비, 생식기관 등 신체의 기능을 조절하며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하며, 교감신경이 약 30% 항진된 상태가 정상적인 균형 상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A씨처럼 직장생활 등으로 인해 지속적, 만성적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경우 자율신경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서 자율신경이 무너지게 된다. 이로 인해 두통, 가슴답답함 등의 신체적 증상은 물론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적인 증상을 경험하게 되는 것. 이 외에도 호흡곤란이나 불면증, 안면홍조, 오한, 안구건조증, 혀통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이러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자율신경실조증을 개선하려면 심장 기능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심장이 과열되어 있는 상태라면 열을 식혀주고, 이미 심장이 허약해져 있는 상태라면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등 환자의 상태에 따른 통합적인 치료를 진행하면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져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증상들을 다스릴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증상을 방치하다가 다른 질환으로 이어지기 전에 전문가를 찾아 신속히 진단 및 맞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자하연한의원 임형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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