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는 다리에 있는 정맥의 판막이 손상되어 혈액이 역류함으로써 나타나는 질환이다. 심장으로 흘러가야 하는 정맥의 피가 역류하는 바람에 정맥의 압력이 높아져 혈관이 확장되며 늘어나면서 구불구불하게 변형되고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솟아 올라 보기 흉한 형상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상당히 흔한 질환이며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직업일수록 하지정맥류에 취약하다.

하지정맥류에 걸린다고 해도 처음부터 혈관이 변형되는 것은 아니다. 초반에는 다리가 무거운 느낌이 들거나 종아리 부위가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사람에 따라서는 통증을 느끼기도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화되어 혈관의 변형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치료를 받지 않고 내버려두게 되면 증상이 점점 심해져 정맥염이나 혈관 질환, 피부의 변색, 궤양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초기에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혈관의 변형이 도드라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유독 다리에 피부병이 잘 발생하여 쉽게 낫지 않는다거나 10분 이상 서 있거나 걸어 다닐 때 다리가 쉽게 피로해진다면 하지정맥류일 가능성이 높다. 또 다리에 유독 쥐가 잘 나거나 쉽게 붓는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연령에 상관 없이 누구나 하지정맥류에 걸릴 수 있으므로 자신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진행 정도 등을 고려해 비수술 치료 또는 수술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비수술 치료 방법으로는 혈관경화요법, 운동치료,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약물치료 등이 존재한다. 혈관경화요법이란 혈관 내에 약물을 주입하여 혈관 내벽을 손상시킨 후 외부 압박을 통해 내벽이 서로 유착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의 치료를 뜻한다.

만일 정맥이 심하게 손상되어 비수술치료를 적용하기 힘들 때에는 복재정맥발거술, 레이져나 고주파를 이용한 정맥폐쇄술이나 혈관접착제, 기계화학적 복재정맥폐쇄술 등 더욱 직접적인 수술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어떠한 치료법을 적용하든 환자가 재활 및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정맥류는 재발율이 상당히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가 평소의 생활 습관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수술을 받았다 하더라도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오랜 시간 한 자리에 앉아 있거나 서 있어야 하는 직업이라면 수시로 자세를 바꾸거나 스트레칭을 하여 혈액이 원활하게 순환되도록 해야 한다. 또 잠을 잘 때에는 다리를 심장보다 15~30cm 정도 높게 고여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상시 굽이 높은 구두를 신거나 스키니진, 레깅스처럼 몸에 꽉 끼는 옷을 입는 것은 혈류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러한 옷차림은 피해야 한다.

글: 영등포 아라외과 김기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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