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키가 유독 작아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과거에 비해 풍부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영양 결핍에 대한 우려는 없지만 환경호르몬, 성 조숙증 등의 영향으로 인해 키 성장이 이르게 종료되는 아이들이 많아진 탓이다. 10세 전후의 이른 나이에 사춘기가 찾아오는 바람에 아이 성장이 이대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들의 한숨 소리가 크고 무겁다. 

‘키는 유전’이라며 자포자기 하는 가정도 적지 않지만 최근 전문가들은 운동, 스트레스, 환경호르몬, 영양상태 등 매우 다양한 요인이 아이 성장에 작용한다며 후천적인 요인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아무리 유전적인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하더라도 얼마나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는지, 필요한 만큼 골고루 영양성분을 섭취하는지, 꾸준히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지,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지, 스트레스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성장호르몬이 문제 없이 분비되고 있는지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만일 자녀가 또래에 비해 유독 작고 잘 크지 않는다면 이러한 요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저신장증이 의심된다면 이를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키 성장을 더욱 촉진할 수 있다. 저신장증은 성별과 연령이 동일한 또래 100명을 키 순서로 세웠을 때 앞에서 세 번째 안에 들 정도로 키가 작고 1년 간 자란 키가 4cm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갑상샘호르몬이나 성장호르몬이 부족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때에는 몸무게가 쉽게 늘어나거나 유독 추위를 많이 타고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지치는 등 여러 특징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저신장증은 부족한 성장호르몬 등을 보충해주면 충분히 증상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이르게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일단 성장판이 닫히게 되면 아무리 성장 치료를 진행하더라도 그 효과가 크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여아는 만 13세, 남아는 만 15세 이후 성장판이 닫히는 편이며 특히 여아의 경우 초경을 시작한 후 2~3년 정도가 지나면 키 성장이 급격히 느려지다가 더 이상 크지 않는 상태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 

성장판은 정해진 시간에 일제히 닫히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과 발가락, 손목, 발목, 골반, 척추 순서로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다. 또한 성장판 검사에도 오차 범위가 존재하며 더욱 적극적인 성장 치료를 진행하면 아이의 키가 최대한 성장하도록 도울 수 있으므로 섣불리 포기하지 말고 여러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 바람직하다.

글: 교대역 서울이즈정형외과 양석훈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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