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와 질이 만나는 자궁목 부위에 암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경부암은 여성암의 15% 정도를 차지하며 지난 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자궁경부암 환자만 하더라도 6만 1,892명에 달한다.

자궁경부암 초기에는 환자가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암이 진행되면서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 나타나거나 질 분비물이 과도하게 나올 수 있으나 이러한 증상은 암이 아니더라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암 발병 여부를 판별하긴 쉽지 않다. 결국 암세포가 주변으로 번지며 골반통, 요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방광이나 직장까지 전이되어 배뇨곤란, 혈뇨 등 더욱 심각한 증세가 보인 후에야 병원을 찾아 발병 사실을 확인하기 일쑤다.

따라서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려면 정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행히 자궁경부암은 HPV에 감염된 후 암으로 발전하기까지 평균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HPV 보균 여부를 알게 되었다면 꾸준히 선별 검사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조기 발견할 수 있다.

또한 HPV에 감염되지 않도록 미리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암 발병률을 99%까지 낮출 수 있다. HPV는 주로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가급적 성관계를 하기 전,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남성 또한 HPV백신을 접종하여 감염 및 전염을 예방하는 편이 좋다.

한편, 우리나라는 여성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20세 이상의 여성에게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도록 권고한다. 출생연도에 따라 짝수 년도 출생자는 짝수 해에, 홀수 년도 출생자는 홀수 해에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검사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골반 내진을 통해 자궁경부의 세포를 취한 후 이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세포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알아내는 세포진 검사를 진행한다. 잠시 따끔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검사는 5분 내외로 종료되며 불편함이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다만, 보다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고자 한다면 30세 이상부터 자궁경부세포 검사와 더불어 자궁경부확대촬영검사 및 HPV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산부인과 검진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산부인과를 임신한 사람만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는데다 생판 모르는 의사 앞에서 은밀한 부위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데 부끄러움을 느끼는 사람이 매우 많다. 이러한 때에는 같은 성별인 여의사가 진료, 검사를 진행하는 산부인과를 찾아 검진을 진행하면 심리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요즘에는 조금만 검색해보면 여의사가 진료하는 산부인과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자궁경부암검사는 제 때를 놓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막연한 두려움이나 불안함 때문에 검사를 미뤄선 안 된다.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산부인과를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강남역 서초엘산부인과 이기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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