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최근 무거운 상자를 들어 올리다 극심한 허리통증을 느끼며 주저앉고 말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허리가 삔 것뿐이라고 생각하여 파스를 붙이고 통증이 가라앉기를 기다렸으나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아 결국 정형외과를 방문해 진찰을 받게 되었다. A씨의 진단명은 다름 아닌 허리디스크로, A씨는 그 후 몇 주간 도수치료를 받으며 허리통증을 해소해야 했다.

허리디스크와 같은 척추 질환은 노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지만 최근에는 A씨처럼 젊은 연령에도 허리디스크가 발병해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허리디스크로 인해 정형외과 등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들은 2018년 197만여명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206만명으로 급격히 늘어나며 우리나라 국민들의 허리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보여주었다.

척추 건강은 시간을 두고 서서히 악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젊은 층의 경우에는 대개 허리를 굽히고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때 갑작스럽게 허리통증을 느끼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동작은 허리에 많은 부담을 가하기 때문에 삼가야 하지만 2030세대는 젊은 나이로 인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과신하는 경향이 짙어 잘못된 자세를 취하고 그로 인해 허리를 다치게 되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발생하게 된 허리 통증은 며칠간 휴식을 취하면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만일 허리 통증이 허벅지나 종아리, 다리, 발바닥 등으로 이어지며 저릿저릿한 느낌까지 든다면 조속히 정형외과를 방문해야 한다. 특히 누웠다가 앉거나 앉았다가 일어나는 등 자세를 바꾸기가 어려운 상태라면 더욱 서둘러야 한다. 허리디스크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의 의학적 진단명은 추간판탈출증으로 말 그대로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위치한 추간판, 곧 디스크가 빠져나와 뒤에 신경이 눌리는 질환을 말한다. 이렇게 자리를 이탈한 디스크는 주위의 신경을 자극해 극심한 통증을 야기하며 하지로 연결되는 신경을 눌러 하지 방사통 등을 유발한다. 그 상태를 방치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증세가 더욱 악화되어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 초래되므로 반드시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허리디스크라 하더라도 초기~중기에는 비수술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 도수치료가 허리디스크에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비수술치료법으로 전문 치료사가 직접 수기를 이용하여 틀어진 척추와 근육 등을 바로잡고 통증의 원인을 해소하는 방식이다. 주사, 마취가 필요하지 않은 비침습적 방식이기 때문에 만성질환자나 노령자 등에게도 비교적 부담 없이 적용할 수 있다.

단, 물리력을 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인체 조직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 지시 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통증이 심해 일상 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라면 경막외신경차단술도 도움이 된다. 경막외신경차단술은 척수와 뇌척수액을 둘러싸고 있는 경막의 바깥 부분인 ‘경막외강’에 소염제 등의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출혈에 대한 우려가 적고 입원을 할 필요도 없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적합한 치료 방법으로 꼽힌다.

허리디스크 같은 척추 질환은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성실하게 치료를 수행하면서 물리치료 같은 재활 치료를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일상 생활 속의 잘못된 습관도 교정해야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문정동 민마취통증의학과 주성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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