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자주 아프던 부위는 통증이 찾아와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좀처럼 아픈 적 없던 곳에서 갑자기 통증이 느껴지면 놀라고 당황해 “혹시 큰 병은 아닐까?” 걱정되기 마련이다.

입속의 혀 또한 평소 혓바늘이 돋는 정도의 경험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어느 날 부터인가 상처도 없고 아플 이유도 없는데 갑자기 따끔거리고 열이 나는 느낌, 고춧가루를 뿌린 듯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면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금방 낫겠거니 하면서 방치하다가 음식을 먹거나 말을 할 때마다 고통이 심해지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기 시작하면 병원을 찾기도 하지만, 건강엔 뚜렷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아 답답함만 더해지기도 한다.

주로 40대 후반 갱년기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이러한 혀 통증은 구강점막의 작열감이나 혀가 쓰린 느낌, 혓바닥 갈라짐, 혀 건조증 등 다양한 증상과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때문에 단순히 갱년기 증상 중 하나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혀 통증의 원인은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안감, 심리적인 문제로 인한 심장 및 신장의 기능 약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상적인 순환이 이루어지는 몸에서는 심장의 화기가 신장으로 내려가 신장의 정혈이 충만하게 하고, 신장의 정혈은 심장으로 올라가 심장을 튼튼히 하며 서로 기혈과 에너지를 원활하게 주고받는다. 그러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의 이러한 정혈순환 체계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심장에서 신장으로 화기가 내려오지 못해 심장에는 열이 쌓이고, 신장은 심장으로 에너지를 끌어올려주지 못해 심장기능이 약해진다. 심장에 과다하게 몰린 열 때문에 이러한 원인 불명의 혀 통증, 혀의 작열감, 갈라짐 등은 물론 어지럼증, 가슴 답답함, 숨이 막히는 듯한 증상 등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심장에 몰린 열을 식혀주고, 기혈순환이 원활히 될 수 있는 치료를 통해 이처럼 원인을 알 수 없는 혀 통증 등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심리적인 상담 치료까지 병행한다면 스트레스 상황에도 보다 유연히 대처할 수 있게 되면서 삶의 질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글 : 자하연한의원 김가나 원장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