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위암과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여전히 내시경 검사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검사를 받기 전날부터 금식을 해야 하는 데다가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해 복용해야 하는 장정결제의 맛과 양이 부담스러워 검사를 애써 외면하는 것이다.

물론 신체적인 변화와 자각 증상을 통해서도 위암이나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다. 위암의 경우 아무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체중이 감소하며 명치 끝에 통증이나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만성적인 소화불량이 지속되며 위 출혈이 발생한다면 대변에 혈액 성분이 섞여 마치 짜장면처럼 검은 색을 띨 수 있다.

대장암은 갑작스럽게 생긴 설사나 변비기 증세가 사라지지 않거나 혈변을 보게 될 수 있다. 가족력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대장암 발병 가능성이 높으며 이미 이전 검사에서 2cm 이상의 용종이나 다발성 용종이 확인된 상태라면 암 발생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문제는 개인이 이러한 자각 증세를 느끼고 병원에 찾을 때 즈음이면 이미 초기 단계를 지나 중기, 말기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위암이나 대장암은 발병 초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매우 높은 편이지만 뒤늦게 발견하면 생존 가능성이나 완치율이 현저히 떨어지며 치료 기간이나 과정이 더욱 길고 복잡해지기 때문에 환자의 고통이 커지게 된다. 내시경 검사는 위암과 대장암의 조기발견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다행인 점은 검사를 진행할 때 수검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고안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대장내시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 정결제의 경우, 과거에는 마치 우유 같은 액체를 2리터 가량 마셔야 하기 때문에 고충이 상당한 편이었다. 내시경 검사 그 자체보다는 장을 청소하기 위해 정결제를 복용하는 것이 더 고통스럽다는 사람이 많을 정도였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에는 더 적은 양으로도 장을 청소할 수 있는 원프랩이나 알약 형태의 오라팡등 다양한 장 정결제가 개발되어 있다. 때문에 전날부터 억지로 장 정결제를 먹으며 대장내시경을 준비할 필요가 없어졌고 검사 당일에만 섭취하여 준비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도 가능해졌다. 단, 이러한 약제는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복용이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여 결정해야 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 검사를 진행할 때 대장에 가스를 주입하게 된다. 그런데 검사 후 이렇게 주입한 공기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불편함을 느끼거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이 때에는 일반 공기 대신 흡수가 빠른 CO2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내시경 검사를 진행할 때 통증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검사 후 빠르게 배출되기 때문에 불쾌감이 현저히 줄어든다.

내시경에 대한 공포가 크다면 수면내시경을 진행해 검사 시 어려움을 해소할 수도 있다. 다만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환자라면 수면유도제의 성분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고 보다 안전하고 정밀한 검진을 위해 소화기내시경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는 의료기관을 선택해야 한다. 대기 시간을 줄이고 빠르게 검사를 진행하고 싶다면 검진 공간과 진료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마포 다웰내과건강검진센터 정도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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