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 사람들은 에어컨을 찾아 실내로 모이기 마련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가뜩이나 사회활동이 위축되어 있는 요즘,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사람들의 운동 시간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어 버렸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우리 신체의 소화기 곳곳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인스턴트나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 식생활, 서구화 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 각종 악재가 겹쳐 소화기 질환의 발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했으며 특히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 지난 10년 간 2배 가까이 발병률이 증가하는 변화를 보였다. 

염증성 장질환이란 장을 비롯한 소화기관에 만성적인 염증이나 궤양이 생기는 질환을 총칭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이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며 완치가 쉽지 않다는 특징을 보인다. 복통과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피로감이 더해지고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제 때 치료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장 폐색이나 누공, 궤양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하며 한 연구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대장암 발병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더 높은 편이기 때문에 반드시 조기 진단을 받아 꾸준히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에는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활용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에는 약물 치료를 선행하여 증상을 조절하고 질환이 급격하게 악화될 때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이용하는 식이다.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이면서 스테로이드를 중단했을 때 호전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가장 최근 개발된 생물학적 제재는 관해 유도나 유지에 관하여 보다 향상된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애석하게도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료진과 면밀하게 상담해 보아야 한다. 

또한 복통이나 설사, 소화불량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여 무조건 염증성 장질환이라 의심할 필요는 없다. 여름철에는 개인 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아 식중독에 걸릴 위험성이 높고 이 밖에도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다양한 장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름철 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음식을 조리하기 전, 밥을 먹기 전, 외출 후에 30초 이상 손을 깨끗하게 씻고 식재료나 음식물의 청결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치맥’과 같은 야식을 삼가고 매 끼니 적당량의 음식물만 섭취하여 과식을 피하는 것도 소화기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에 힘쓰면서 장 건강에 이상이 느껴질 때에는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제대로 된 검사와 진료를 받는 편이 바람직하다. 평소 소화기 건강이 별로 좋지 못하다면 주기적으로 위나 대장내시경 등을 진행하여 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글: 종로 튼튼내과 안태홍 대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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