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업무, 집안일, 학업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종종 손목통증을 호소하곤 한다. 대부분의 통증은 파스 한 두 장을 붙여 두면 사그라지기 때문에 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많지만 몇 날 며칠 동안 손목통증이 지속되며 손목을 사용하기 어려울 때에는 손목터널증후군 등의 질환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앞쪽에 위치한 수근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수근관은 신경이 통과하는 작은 통로라 할 수 있는데 이 통로가 좁아지면서 정중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하고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네 개의 손가락에서 저릿저릿한 느낌이나 뻣뻣한 느낌을 받게 된다. 손이 부어 오르기도 하고 감각 장애, 운동마비 등 더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물건을 쥐거나 정교한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물건을 자주 떨어트릴 정도로 악력이 약해지고 바느질과 같은 동작을 수행하기 힘들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방치할 경우, 통증이 더욱 심각해져 밤에 잠을 이루기 힘든 지경이 되기도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팔렌테스트(Phalen test)를 통해 자가 진단을 해 볼 수 있다. 가슴 앞쪽에서 양쪽 손등을 맞댄 자세로 30초~1분 가량 유지했을 때 손가락이나 손이 저리거나 손바닥이 아프고 뻐근해 진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방아쇠 수지나 건초염, 관절염 등의 질환도 의심해볼 수 있다. 방아쇠 수지는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고 통증이 느껴지는 질환인데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는 동작을 많이 수행하거나 손가락에 힘을 과도하게 줄 때 발생하기 쉽다. 

건초염의 경우에는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해당 부위가 쉽게 붓고 아프며 눌렀을 때 압통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관절염은 그 원인에 따라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나눌 수 있는데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하지 않으면 점점 연골이 닳아 없어져 수술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손목통증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다행인 점은 이러한 질환을 초기에 발견할 경우, 체외충격파나 물리치료, 약물치료, 보조기 착용과 같은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중 체외충격파 치료는 통증 부위에 강력한 충격파를 전달하여 미세 손상을 유발하고 뼈와 조직의 성장인자를 활성화하여 세포의 재생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고 출혈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만성질환자 등에게도 시행할 수 있다. 

손목은 평상시 워낙 움직임이 많은 부위이기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부목, 보조기 등을 착용하여 안정을 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평소에도 손목을 오래 사용해야 한다면 중간에 휴식 및 스트레칭을 통해 손목 관절을 풀어주어야 하며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에도 보조 도구를 충분히 활용하여 손목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글: 여주바른정형외과 이성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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