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를 양도한 납세자가 실지거래가액을 속여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했더라도 세무서
가 진짜 실거래가액을 밝혀내어 양도소득세를 다시 부과했다면 그러한 처분은 부당하
다는 판결이 나왔다.
　
국세심판원(원장 최경수)은 경기도 양주군에 사는 K씨가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기준시가에 의해 과세하는 것이 원칙인데, 세무서에서 실지거래가액으로 과세한 것은
부당하다”며 심판청구서를 제출, 최근 이같은 심판결정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심판원은 결정문에서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과세원칙은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과
세하는 것”이라며 “양도자가 양도소득세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일 이내에 증빙서
류를 갖춰 양도나 취득당시의 실지거래가액을 신고하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실지거래가
액에 따라 과세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이에 따라 “실지거래가액에 의한 과세는 기준시가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로
서 양도자가 기준시가에 의한 양도차익의 산정으로 말미암아 실지거래가액에 의한 과
세보다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도록 보완하기 위한 규정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
다.
　
심판원은 이어 “양도자가 실지거래가액이라 하여 신고한 가액이 실지거래가액으로 확
인되는 경우, 그 가액으로 양도차익을 산정하고, 그와 같은 신고가 없거나 신고가 있
었다 하더라고 신고한 가액이 실지거래가액으로 확인되지 않으면 기준시가에 의해 양
도차익을 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K씨는 자신의 토지를 양도하고 양도당시의 실지거래가액으로 자산양도차익예정신
고를 하고 양도소득세를 자진납부했다.
　
그러나 세무서가 K씨의 신고가액에 대해 조사를 실시, 실지양도가액을 밝혀내고 이를
기초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자 K씨는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기준시가로 과세해
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냈다.
　
이와 관련, 세무서는 “청구인이 실지거래가액으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했으니까 실거래
가로 양도세를 과세하는 게 정당하다”고 맞섰다.
　
세무서는 또 “조세부담회피를 목적으로 실지거래가액을 허위로 신고한 뒤 우리가 조
사해서 확인한 실거래가액으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니까 그제서야 기준시가로 과세방
법을 바꿔달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심판원은 결국 “세무서장은 K씨의 양도차익을 취득 및 양도당시의 기준시가에 의해
산정,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하라”고 판시, K씨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