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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간접자본(SOC)예산 감액
국정과제 사업은 대폭 증액 요구
정부 각 부처가 기획예산처에 요구한 내년 예산의 가장 큰 특징은 예전과 같이 ‘무조건 더 달라’는 관행이 사라진 점이다. 예산 쟁탈전은 아예 자취를 감추고 오히려 예산을 다른 부처에 양보하려는 듯한 모습마저 엿보인다.
특히 실물경기 회복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수출, 산업, 중소기업 예산 요구액이 저조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균형발전등 국정과제와 국방비 요구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 일반회계 11.7%증액 요구
지난달 말까지 정부 53개 중앙 부처가 예산처에 제출한 내년 예산요구액은 일반회계, 특별회계를 다 합쳐서 195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5%가 증가하는 데 불과했다.
김병일 예산처 장관은 “예년의 경우 각 부처가 25%안팎의 높은 예산 증액을 요구했으나 그런 관행이 사라지고 올해에는 요구 증가율이 5%대로 대폭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일반회계의 경우 매년 30%수준의 증액을 요구해왔으나 올해에는 11.7%대로 낮아져 13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인건비, 교부금, 예비비를 제외한 사업비는 9.6%증액(73조원)만을 요구했다. 지난해 정부 부처는 일반회계 사업비로 50.2%를 늘려줄 것을 요구했었다.
◇ 예산 쟁탈전이 사라진 진짜 이유
예산처는 예산을 짤 때쯤이면 정부 부처가 예산 쟁탈전을 벌이던 관행이 자취를 감춘 이유가 올해부터 도입된 ‘예산총액배분ㆍ자율편성제도’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됨으로써 예산처가 각 부처의 잠정지출한도를 미리 통보함에 따라 시급하지 않은 예산을 부처 스스로 감축하고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으로 자체 조정한 후 예산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예산총액배분ㆍ자율편성제도’는 분야별, 부처별로 예산 배분액을 미리 각 부처에 통보하고 각 부처는 여기에 맞춰 예산을 요구하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지적이다.
참여정부들어 극심해진 공무원들의 복지부동과 사기 저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참여정부들어 ‘걸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 일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심해졌다”고 털어놨다.
또 “예전에는 예산을 많이 확보해놓으면 거기서 떨어지는 떡고물이라도 바랄 수 있었으나 지난해부터는 원천적으로 거의 불가능해진 점도 예산 확보에 소극적이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하물며 추경을 편성하기 위해 각 부처에 예산을 신청하라고 독촉을 해도 ‘우리 부처는 필요없다’는 말만 되돌아온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정부 부처가 갖고 있던 정책 권한을 국가균형, 동북아등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빼앗긴 점도 예산 확보에 대한 의욕을 상실케 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 감액 요구사례도 발생
그러다보니 늘려 달라기는커녕 덜 달라는 이변도 속출했다.
연례적으로 많이 증액을 요구하던 사회간접자본(SOC)투자가 대표적이다. SOC는 올해대비 마이너스 1%를 요구했다. (별표참조)
예산요구안에 따르면 최근 3년동안 30%정도씩 증액되던 도로건설의 경우 내년 예산으로 7조4000억원을 요구해 8.4%가 감소했다.
또 일반공항은 1493억원으로 무려 25.2%가 쪼그라들었다. 공립문예기반시설(△21.8%),신용보증기관출연(△15.3%),국립학교 시설(△0.5%)등도 감액을 요구한 사례다.
이처럼 적지 않은 감액 요구는 예산요구액이 올해보다 5%밖에 늘지 않은 것이 단지 ‘예산총액배분ㆍ자율편성제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유가 분명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국정과제 사업은 대폭 증액
이에 반해 국가균형발전, 동북아 경제중심등 국정과제 사업은 큰 폭의 증액을 요구했다.
인천국제공항 2단계 건설은 올해의 1374억원보다 무려 65.4%가 많은 2273억원을 요구했으며, 지역특화산업 육성은 올해보다 53.5%가 늘어난 3600억원을 요구했다.
국민임대주택도 올해대비 27.8%가 늘어난 9495억원을 요구해 상대적으로 증액규모가 컸다.
분야별로는 통일ㆍ외교분야가 남북협력기금 출연 증가등의 이유로 17.3%의 증액을 요구해 가장 컸으며, 환경(11.9%) 연구개발(11.8%)사회복지(10.4%)등도 두자릿수 증액을 요청했다.
예산처는 “일부 부처의 경우 잠정지출한도를 초과해 요구했으며 내년분의 일부를 2006년이후로 연기하거나 대규모 신규사업, 업무추진비등 행정경비를 지출한도보다 더 요구한 케이스도 있다”고 설명했다.
◇ 국방비 부처간 엇박자
관심의 초점이 된 국방비는 국방부와 예산처의 말이 엇박자다.
국방부는 지난 11일 올해보다 13.4% 늘어난 21조4752억원의 내년 전체 국방비를 예산처에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대공 방어능력 확보를 위해 그동안 미뤄온 차기 유도무기(SAM-X) 착수사업비를 반영하고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사업의 조기 달성도 시급하기 때문에 이 정도 증액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었다.
이같은 국방비 증가율은 지난 1988년 16.3%를 기록한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고,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은 지난 1997년 이후 7년만이다.
예산처가 내놓은 수치는 19조5157억원(12.9%)으로 국방부의 요구안과 차이가 있다. 하지만 국방부안이든 예산처안이든간에 국방비는 예산 조정과정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예산 요구안에는 미군 기지 이전이나 주한 미군 감축에 따른 비용 증가분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적자 재정 불가피할 듯
예산처는 “부처가 요구한 예산내용을 최대한 존중하되 국가적 우선 순위가 높은 국정과제사업에 적정규모의 재원이 배분되도록 하고 신규사업, 부처별 중복투자등을 중점 점검해 내년 예산을 협의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예산안은 오는 9월초까지 요구 검토 및 예산안 편성, 9월중순까지 예산자문회의, 9월말까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0월2일 국회에 제출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하지만 예산안 편성 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정부 각 부처가 내년 예산을 적게 신청하긴 했으나 비관적인 올 세수형편을 생각하면 그마저도 맞춰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용산 기지 이전과 주한 미군 감축이 본격화할 경우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이 투입돼야 할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예산당국이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더라도 내년 적자재정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정과제 사업은 대폭 증액 요구
정부 각 부처가 기획예산처에 요구한 내년 예산의 가장 큰 특징은 예전과 같이 ‘무조건 더 달라’는 관행이 사라진 점이다. 예산 쟁탈전은 아예 자취를 감추고 오히려 예산을 다른 부처에 양보하려는 듯한 모습마저 엿보인다.
특히 실물경기 회복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수출, 산업, 중소기업 예산 요구액이 저조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균형발전등 국정과제와 국방비 요구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 일반회계 11.7%증액 요구
지난달 말까지 정부 53개 중앙 부처가 예산처에 제출한 내년 예산요구액은 일반회계, 특별회계를 다 합쳐서 195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5%가 증가하는 데 불과했다.
김병일 예산처 장관은 “예년의 경우 각 부처가 25%안팎의 높은 예산 증액을 요구했으나 그런 관행이 사라지고 올해에는 요구 증가율이 5%대로 대폭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일반회계의 경우 매년 30%수준의 증액을 요구해왔으나 올해에는 11.7%대로 낮아져 13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인건비, 교부금, 예비비를 제외한 사업비는 9.6%증액(73조원)만을 요구했다. 지난해 정부 부처는 일반회계 사업비로 50.2%를 늘려줄 것을 요구했었다.
◇ 예산 쟁탈전이 사라진 진짜 이유
예산처는 예산을 짤 때쯤이면 정부 부처가 예산 쟁탈전을 벌이던 관행이 자취를 감춘 이유가 올해부터 도입된 ‘예산총액배분ㆍ자율편성제도’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됨으로써 예산처가 각 부처의 잠정지출한도를 미리 통보함에 따라 시급하지 않은 예산을 부처 스스로 감축하고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으로 자체 조정한 후 예산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예산총액배분ㆍ자율편성제도’는 분야별, 부처별로 예산 배분액을 미리 각 부처에 통보하고 각 부처는 여기에 맞춰 예산을 요구하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지적이다.
참여정부들어 극심해진 공무원들의 복지부동과 사기 저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참여정부들어 ‘걸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 일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심해졌다”고 털어놨다.
또 “예전에는 예산을 많이 확보해놓으면 거기서 떨어지는 떡고물이라도 바랄 수 있었으나 지난해부터는 원천적으로 거의 불가능해진 점도 예산 확보에 소극적이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하물며 추경을 편성하기 위해 각 부처에 예산을 신청하라고 독촉을 해도 ‘우리 부처는 필요없다’는 말만 되돌아온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정부 부처가 갖고 있던 정책 권한을 국가균형, 동북아등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빼앗긴 점도 예산 확보에 대한 의욕을 상실케 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 감액 요구사례도 발생
그러다보니 늘려 달라기는커녕 덜 달라는 이변도 속출했다.
연례적으로 많이 증액을 요구하던 사회간접자본(SOC)투자가 대표적이다. SOC는 올해대비 마이너스 1%를 요구했다. (별표참조)
예산요구안에 따르면 최근 3년동안 30%정도씩 증액되던 도로건설의 경우 내년 예산으로 7조4000억원을 요구해 8.4%가 감소했다.
또 일반공항은 1493억원으로 무려 25.2%가 쪼그라들었다. 공립문예기반시설(△21.8%),신용보증기관출연(△15.3%),국립학교 시설(△0.5%)등도 감액을 요구한 사례다.
이처럼 적지 않은 감액 요구는 예산요구액이 올해보다 5%밖에 늘지 않은 것이 단지 ‘예산총액배분ㆍ자율편성제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유가 분명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국정과제 사업은 대폭 증액
이에 반해 국가균형발전, 동북아 경제중심등 국정과제 사업은 큰 폭의 증액을 요구했다.
인천국제공항 2단계 건설은 올해의 1374억원보다 무려 65.4%가 많은 2273억원을 요구했으며, 지역특화산업 육성은 올해보다 53.5%가 늘어난 3600억원을 요구했다.
국민임대주택도 올해대비 27.8%가 늘어난 9495억원을 요구해 상대적으로 증액규모가 컸다.
분야별로는 통일ㆍ외교분야가 남북협력기금 출연 증가등의 이유로 17.3%의 증액을 요구해 가장 컸으며, 환경(11.9%) 연구개발(11.8%)사회복지(10.4%)등도 두자릿수 증액을 요청했다.
예산처는 “일부 부처의 경우 잠정지출한도를 초과해 요구했으며 내년분의 일부를 2006년이후로 연기하거나 대규모 신규사업, 업무추진비등 행정경비를 지출한도보다 더 요구한 케이스도 있다”고 설명했다.
◇ 국방비 부처간 엇박자
관심의 초점이 된 국방비는 국방부와 예산처의 말이 엇박자다.
국방부는 지난 11일 올해보다 13.4% 늘어난 21조4752억원의 내년 전체 국방비를 예산처에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대공 방어능력 확보를 위해 그동안 미뤄온 차기 유도무기(SAM-X) 착수사업비를 반영하고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사업의 조기 달성도 시급하기 때문에 이 정도 증액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었다.
이같은 국방비 증가율은 지난 1988년 16.3%를 기록한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고,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은 지난 1997년 이후 7년만이다.
예산처가 내놓은 수치는 19조5157억원(12.9%)으로 국방부의 요구안과 차이가 있다. 하지만 국방부안이든 예산처안이든간에 국방비는 예산 조정과정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예산 요구안에는 미군 기지 이전이나 주한 미군 감축에 따른 비용 증가분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적자 재정 불가피할 듯
예산처는 “부처가 요구한 예산내용을 최대한 존중하되 국가적 우선 순위가 높은 국정과제사업에 적정규모의 재원이 배분되도록 하고 신규사업, 부처별 중복투자등을 중점 점검해 내년 예산을 협의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예산안은 오는 9월초까지 요구 검토 및 예산안 편성, 9월중순까지 예산자문회의, 9월말까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0월2일 국회에 제출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하지만 예산안 편성 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정부 각 부처가 내년 예산을 적게 신청하긴 했으나 비관적인 올 세수형편을 생각하면 그마저도 맞춰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용산 기지 이전과 주한 미군 감축이 본격화할 경우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이 투입돼야 할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예산당국이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더라도 내년 적자재정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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