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9.8 총리주재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개최하여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제정안과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중개정법률안을 확정하고 입법예고 등을 거쳐 금년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결정하였다.

김대환 노동부장관은 9.10 기자브리핑에서 이번 비정규직 입법의 기본취지는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해소․남용규제와 고용의 유연성을 균형있게 조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기업에 비정규직 사용결정권은 보장하되 불합리한 차별과 남용은 규제함으로써 노동시장의 건전한 고용질서를 잡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노사정위원회 등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고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노사의 입장 또한 팽팽한 대립을 보이는 사안이며, 노동시장에 미치는 효과 또한 매우 크다. 이번 입법은 그동안 논란되어 왔던 비정규직 문제에 관하여 정부에서 불합리한 차별해소라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입법을 미룰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앞으로 비정규직(기간제, 단시간, 파견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은 금지된다. 차별을 받은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시정해줄 것을 신청할 수 있고, 노동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불이행한 경우에는 최고 1억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였다. 비정규직 차별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는데 제약을 받게 됨에 따라 임금피크제 도입, 직무와 성과중심의 임금체계 개선 등 기업의 자구노력이 불가피하게 될 전망이다.

기간제 근로는 3년간만 허용된다. 그동안 해고제한규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기간제 근로계약을 반복갱신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앞으로는 3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경우에는 해고제한의 보호를 받게 된다. 다만, 3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를 사용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허용된다. 기간제 근로에 대한 명확한 사용준칙이 마련됨에 따라 합리적인 인력운용 및 근로자의 고용안정이 강화되고 근로관계의 법적안정성․예측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단시간 근로는 가사나 학업 등 근로자의 사정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음을 감안하여 단시간 근로자에 대한 과다한 초과근로를 제한키로 했다. 단시간 근로자의 동의없이는 초과근로를 못하도록 하고 초과근로 한도를 1주 12시간으로 제한하였다. 부당한 초과근로에 대해서는 근로자가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유로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에는 처벌되도록 하였다. 이로써 단시간 근로가 활성화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경제활동참가율이나 고용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견근로는 불합리한 차별과 남용 그리고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규제를 대폭 강화하였다. 대신 파견대상업무를 전면 허용하되 다만, 현행법상 파견금지업무와 일시적․간헐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단기간(최장6개월) 허용되는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대해서는 현행제도를 유지키로 했다..

우선 파견근로자를 합리적인 이유없이 차별하지 못한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파견근로자에 대한 차별시정은 기간제 근로자 등과 같이 노동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현행법상 파견기간은 최장 2년이나 기간제 근로의 사용기간을 3년으로 정함에 따라 파견기간도 이에 맞추어 3년으로 하였다. 기간제 근로와 파견근로 모두 임시성을 갖는 고용형태이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는 파견기간이 만료된 후에 다시 다른 파견근로자를 파견받아 사용함으로써 사실상 동일업무에 상시파견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앞으로는 3년간 파견근로를 사용한 후에는 3개월이 경과하지 않으면 파견근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였다.

불법파견에 대한 사용사업주의 책임이 대폭 강화된다. 현재는 불법파견에 대해 파견사업주의 형량(3년이하 징역, 2천만원이하 벌금)이 사용사업주의 형량(1년이하 징역, 1천만원이하 벌금)보다 높으나 사용사업주의 형량이 파견사업주와 동일하게 상향된다.

아울러, 불법파견시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도 강화된다. 현재는 2년을 초과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경우 사용사업주의 근로자로 의제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무허가파견시이나 금지업무파견시에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할 의무를 부과한다. 특히 금지업무에는 파견 즉시 직접고용토록 하였다.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3천만원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도록 하였다.

파견대상업무를 확대한 이유는 현행 파견대상업무가 기업의 인력수요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고 합법적인 파견근로를 확대함으로써 파견근로자 보호도 강화하고자 한 것이다. 다른 선진국에서도 파견대상업무를 제한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파견근로자수(노동부신고 기준)는 약 53천명으로 전체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 정도로 매우 낮다. 파견대상이 확대되면 파견근로자가 늘어날 것이나 노동계의 우려처럼 대규모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파견대상 제한이 없는 유럽의 경우에도 0.7%(오스트리아)～4.5%(네덜란드) 정도이다. 일본의 경우 99년 파견대상을 26개업무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 후 파견근로자수가 크게 증가하였으나(97년 69만명→2000년 138만명→2002년 213만명) 정부안과 같은 차별금지나 휴지기간 등의 규제없이 대상만 확대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안은 차별금지를 도입하여 인건비 절감을 위한 파견근로 사용유인을 차단하고 있고, 휴지기간을 설정하여 상시파견사용도 규제하고 있다.

파견대상을 확대할 경우 파견규모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더라도 기업이 필요한 경우 적기에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어 상당한 인력운용의 유연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파견근로자는 철저히 보호되도록 하고 불법파견은 강력히 단속함으로써 산업현장의 고용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것이 이번 파견법 개정안의 기본취지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불법 사내하도급에 대한 점검도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참고자료 : 비정규직 입법추진 계획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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