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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비록 69회] ‘격동 국세청’ 100년 세정을 품다<9>

출처 : 조세금융신문   202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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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코로나19 팬데믹에 밀린 국세청의 세무조사 ‘민낯’ 

 

국세청을 ‘세수청’이라고도 부른다. 세금을 받아내는 기능 때문이다. 그러나 역기능에 걸리면 빼앗아 간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세금은 스스로 내야 정상인데, 타의에 의해서 내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세무행정의 산역사가 이를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조세 부과징수권에 의해서 강제징수 당하는 사례가 허다했고 과잉징수행정이 판을 쳐온 권력형 과세권 행사가 혼재되어 온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되짚어 보지 않아도 이 같은 관행은 그냥 ‘일제강점기의 잔재’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6년 경제개발5개년 계획에 걸맞는 국세청을 개청, 개발재정확보에 맹공을 아끼지 않는다. 한국적인 세법이 자리를 잡아가나 했더니, 개발세수 확보가 우선이다 보니 조세법은 곳곳에 ‘머스트비(must be)’ 규정이 넘쳐난다.

 

관치세무행정이 주도해온 시기라서 세법 조문은 뒷전이고 명문규정보다는 현장의 소득적출 수준에 더 관심이 많았다는 당시 세무조사요원의 회고담이 이채롭다. 세무조사 현장에는 법전보다는 기획조사 방침이 더 어울릴 만큼 피감사법인의 소득적출 비율이 내정(?)되다시피 돼서 이미 감사가 끝난 것이나 진배 없었다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인다.

 

덕분(?)에 개청 초기부터 700억원대의 천문학적 세수 진도비율을 올렸고,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의 차량번호를 700번으로 갈아 달 정도로 의기양양, 세수만능 시대를 향유했다. 우리 경제의 양적팽창에 따라 1970년대는 법인 수가 늘면서 이에 따라 신고 성실도와 관련, 통합 정밀조사에 무게를 두게 된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법인세의 신고납세제 도입과 관련, 법인관리체계를 확립해서 조사업무의 조기정착에 힘썼다. 2000년대 법인세무조사의 방향은 성실신고 파급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고, 2010년대는 FIU정보, 탈세정보 등 과세인프라를 기반으로 세무조사 업무가 질적 향상을 꾀하게 된다.

 

그러나 부동산투기, 음성 사채거래 등 이른바 지하경제가 사회 문제화 됨에 따라 세무조사 중심을 기업 중심에서 음성적 소득(불로소득 등) 중심으로 전환한다.

 

국세청은 1999년 기능별 조직체계를 도입한 이후, 2000년부터 2012년 시기는 신고기능과 조사기능을 분리해 세무조사 운영의 기본 틀을 확 바꾸었다. 국세청 수장들의 세무행정에 대한 장고(長考)는 곧 색다른 세무조사 틀이 새롭게 선을 보이게 되니, 관련 파트에서는 세무조사 지침이나 규정 개정에 또 한 번 몸살을 앓게 된다.

 

국세청장이 바뀌면 세무행정의 패턴이 달라지고 덩달아 세무조사 절차나 기준도 함께 요동쳐 온 것도 사실이다. 역대 국세청장마다 행정 스타일이 다 다르고 시쳇말로 ‘촉’이 서로 다르다 보니, 세무조사 행정 비전도 ‘각양각색 대동소이’하다.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은 세무사찰 요원들에게 사찰요원 가방, 일명 007가방을 휴대 근무하게 해서 장안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아예 대놓고 세수확보나 징세업무에 세무조사 행정을 적절하게 물 타기(?)해서 세수 제일주의 행정을 펴왔고, 반사회적 기업인 70여 명을 강도 높은 세무사찰을 단행한 고재일 3대 청장은 그 덕분(?)에 거물급 기업인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다는 후일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무혁 5대 국세청장은 희대의 사기극으로 불리는 이철희, 장영자 사건 관련 조세포탈혐의자 재산을 전격 압류 조치하는 등 혁혁한 개가를 올렸다. 100여명의 조사요원을 투입, 명성그룹 과세에 들어갔고, 이때 김철호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게 된다.

 

서영택 7대 국세청장은 “세무공무원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세법이 무섭다는 인식을 심어 주겠다”는 신념으로 조사행정을 이끌어 왔다. “법은 완벽해도 부작용은 있게 마련이다. 조사를 가능한 한 최소화해서 당장은 세입이 줄더라도 나라경제를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다”라고 강조한 8~9대 추경석 국세청장의 ‘세무조사 비전’은 가히 철학적이다.

 

 

손영래 13대 국세청장은 “납세자를 세무조사나 신고업무의 대상이 아닌 세정의 동반자이자 고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납세자 중심의 세무조사 행정을 일찌감치 깨우치고 펼쳤다. 이용섭 14대 국세청장은 관서별, 규모별 기업분포비율을 고려해 조사대상 선정기업 수를 본청에서 일괄배정 해왔다. 이로 인해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소재 기업들의 세무조사 불균형이 다소나마 시정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됐다.

 

“조사 실적으로 업무능력을 평가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얼마나 국민과 납세자를 만족시키느냐를 평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집행해왔다”는 17대 한상률 국세청장이다. 18대 백용호 국세청장은 “국세행정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세무조사 업무가 얼마나 공정, 투명하느냐에 따라 국세청에 대한 평가가 결정된다”고 전제하고 공정, 투명성을 강조해 왔다. 어딘가 자성의 결심인 듯 국세청 세무조사의 민낯을 보는 것 같다.

 

 

임환수 21대 국세청장은 “영세 중소납세자의 세무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조사나 사후검증은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신중히 운영하되 지능적·변칙적 탈세에는 엄정대응”이라는 선진조사행정을 펼쳐왔다.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내외 경제 여건은 불안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세청은 성실납세 지원과 납세서비스 개선을 지속 실행, 소관 예산 조달에 힘썼다. 2020년에는 277조 3000억원의 세입예산을 올린 가운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21년의 두드러진 업적을 꼽는다면 ‘납세서비스를 디지털 기반으로 재설계하여 세금 신고·납부의 편의성을 향상시킨 점이라고 하겠다. 이에 발맞춰 본·지방청 그리고 전국 세무서에 마련된 ‘코로나19 전담대응반’을 중심으로 ▲주요 세목의 신고·납부기한 연장 ▲환급금 조기지급 등 전방위 세정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김대지 현(24대) 국세청장의 세무조사 핵심 비전을 보면 “전체 세무조사 건수를 2020년과 유사한 수준인 1만 4000건으로 감축 운영하겠다”이다.

 

2018년 8월~2021년 12월 기간까지 정기조사 선정을 제외하는 한편 조사유예나 신고내용 확인을 제외하는 등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대한 세무검증 배제 조치를 2021년 말까지 연장 시행한바 있다.

 

특히 피해업종 소상공인에 대한 2020년 2기 부가가치세 신고·납부를 1개월 연장시켰고, 2021년 1기 부가가치세 납부도 2개월 연장 시행했다. 또 소득세 및 법인세 납부기한을 3개월 연장하는 등 어쩌면 자가당착일지 모를 그 어렵다는 직권으로 납부연장까지도 강행해 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환경 때문에 칼날 같은 세무조사 강도가 밀려 버린 듯하다. 그러나 국민경제의 균등한 회복과 공평한 세부담 실현을 저해하는 불공정 탈세행위는 엄정대처 일벌백계의 세무조사 칼날을 비켜가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와 관련, 국세청의 세정지원은 적극적이고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무한질주 진화하고 있다.

 

[프로필] 김종규 조세금융신문 논설고문 겸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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