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에서 원고의 행위가 ‘사기 그 밖에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 ①명의신탁 경위에 대한 원고 주장을 믿기 어렵다. 원고는 명의신탁의 경위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하는 경우 금융회사 임원이었던 원고 남편의 채무 담보에 제공하여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할 당시 그 외의 여러 부동산을 자신의 명의로 보유하고 있었고,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한 후인 2000년 및 2003년경 다른 부동산을 자신의 명의로 취득하였는데, 이 사건 토지와는 달리 위 부동산들을 원고 명의로 취득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원고 남편은 2002년경 명의수탁자 A의 처 명의로 다수의 부동산을 취득하였다가 이 사건 토지와 같은 시기에 수용되기도 하였다. 이 사건 토지를 A에게 명의신탁한 데에는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함에 따른 세제(稅制)상의 부담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작용하였음을 엿볼 수 있는 정황이다.
• ②이 사건 토지를 A 명의로 명의신탁함으로써 원고는 실제 이 사건 토지수용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일부 회피하는 결과를 얻었다. 즉, 실제 2011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우, 이 사건 토지 중 2011.4.5. 수용된 토지와 원고가 보유하던 오피스텔의 양도소득세를 A와 원고 명의로 각각 따로 납부함으로써 원고는 기본공제 등을 중복적용받게 되어 적어도 14,932,718원의 세액을 회피하는 결과를 야기하였다.
• ③원고는 이 사건 토지가 수용된 후 A 명의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하여 그 명의로 납부함으로써 마치 A가 이 사건 토지의 실소유자인 것처럼 적극적인 행위를 하였는바, 이로써 과세관청으로 하여금 위 양도로 인한 양도소득의 귀속자를 오인하도록 하는 원인을 제공하여 과세관청이 실소유자인 원고에 대하여 양도소득세를 부과ㆍ징수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 ④비록 원고가 A 명의로 신고ㆍ납부한 2010년 귀속 양도소득세 및 2014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우 원고 명의로 신고ㆍ납부하였더라도 부과되는 세액은 비슷하였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 토지 명의신탁 자체에 조세 회피의 의도가 엿보이고 이 사건 토지의 수용 및 그에 따른 A 명의 양도소득세의 신고ㆍ납부행위가 일련의 행위로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2010년 및 2014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A 명의로 신고ㆍ납부하는 행위에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심은 제1심 판결의 이유를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추가로 판단하였다.

제1심판결에서 판단한 것처럼 명의신탁 경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믿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가 A에게 이 사건 토지를 명의신탁한 데에는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함에 따른 세제상의 부담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며, 실제로 이 사건 토지 수용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일부 회피하는 결과를 얻었고, 원고는 이 사건 토지 수용 후 A 명의로 양도소득세를 신고ㆍ납부함으로써 마치 A가 이 사건 토지의 실소유자인 것처럼 적극적인 행위를 하였으며, 원고가 A 명의로 신고ㆍ납부한 2010년 및 2014년 귀속 양도소득세가 원고 명의로 신고ㆍ납부할 세액과 비슷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토지 명의신탁 자체에 조세회피의 의도가 있었고 이 사건 토지 수용 및 A 명의 양도소득세의 신고ㆍ납부행위가 일련의 행위로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2010년 및 2014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A 명의로 신고ㆍ납부하는 행위에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대법원은 제1심 및 원심과 달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였다.

• ①구 국세기본법 제47조의 2 제2항 및 제47조의 3 제2항 제1호 등에 규정된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 또는 ‘부정행위’라고 함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고, 적극적 은닉의도가 나타나는 사정이 덧붙여지지 않은 채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납세자가 명의를 위장하여 소득을 얻더라도, 명의위장이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되고 나아가 여기에 허위 계약서의 작성과 대금의 허위지급, 과세관청에 대한 허위의 조세 신고, 허위의 등기ㆍ등록, 허위의 회계장부 작성ㆍ비치 등과 같은 적극적인 행위까지 부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위장 사실만으로 구 국세기본법 제47조의2 제2항 및 제47조의3 제2항 제1호 등에서 정한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 또는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7.4.13. 선고 2015두44158 판결 등 참조).
• ②이러한 법리에 따라 앞서 본 사실관계와 더불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살펴보면,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명의신탁한 행위 등을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행위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처분 중 일반무신고/과소신고가산세액을 초과하는 부정무신고/ 과소신고가산세 부과처분 부분은 위법하다.
  
  • 1)원고는 비록 이 사건 토지를 1997.8.경 A에게 명의신탁하여,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순차적으로 천안시에 양도되기까지 이를 유지하였지만, 이러한 명의신탁이 차명 부동산의 보유에 따른 재산세 등 이외에 그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까지 포탈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 2)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양도함으로써 양도소득을 얻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토지는 천안시의 공공사업 수행을 위해 협의매각된 것일 뿐으로서 그 과정에서 원고가 조세포탈 목적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행위를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아니한다.
  • 3)원고가 A 명의로 이 사건 토지의 양도와 관련한 각 양도소득세를 신고하였으나 이는 명의신탁에 통상 뒤따르는 부수행위일 뿐, 이를 조세포탈 목적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행위로 볼 수 없으며, 더욱이 원고는 그 양도가액과 취득가액 등을 허위로 신고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 4) 다만 원고 명의로 신고ㆍ납부하였을 경우의 세액과 A 명의로 신고ㆍ납부한 세액에 일부 차이가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2010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우 예정신고납부세액을 공제받지 못한 사정으로, 2014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우 공익사업용 토지 양도소득에 대한 감면한도의 착오라는 명의신탁과는 전혀 무관한 사정으로 차액이 발생하였을 뿐이다.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하여 원고가 A에게 명의신탁한 토지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순차적으로 천안시에 양도되었는데, 예정신고납부세액 공제 제도가 폐지된 이후인 2012, 2013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우에는 세액 차이가 전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한편, 2011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우 명의신탁으로 인해 기본공제와 누진공제를 중복적용받음으로써 일부 세액이 회피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이는 2011.4.5. 이 사건 토지의 수용 이후 2011.10.경 원고 명의의 오피스텔을 양도함에 따라 기간과세의 원칙이 적용되는 양도소득세에 관하여 해당 과세기간 중에 발생한 양도소득을 모두 합산하여 과세표준과 세액을 산출한 결과에 따른 것일 뿐이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명의신탁으로 인해 양도소득세의 세율이 달라졌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 이상, 이러한 일부 세액의차이만을 내세워 조세포탈의 목적에 따른 명의신탁 당사자들의 조세포탈 목적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국세기본법은 납세자의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있는 경우 부당무신고/과세신고가산세 부과 외에도 국세 부과제척기간을 5년이 아닌 10년으로 연장하고있다(국세기본법 제26조의 2).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만이 10년의 장기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거나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하기 위한 과세요건인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고,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13.12.12. 선고 2013두7667 판결 등).
나아가 대법원은 조세범 처벌법 등에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는 형사처벌의 구성요건으로 되어 있으므로, 어떠한 행위가 조세법상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림에 있어서도 형사처벌 법규의 구성요건에 준하여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4.5.16. 선고 2011두29168 판결).
또한 명의위장 혹은 명의신탁행위가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지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종래부터 “납세자가 명의를 위장하여 소득을 얻더라도, 명의위장이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되고 나아가 여기에 허위 계약서의 작성과 대금의 허위지급, 과세관청에 대한 허위의 조세 신고, 허위의 등기ㆍ등록, 허위의 회계장부 작성ㆍ비치 등과 같은 적극적인 행위까지 부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위장 사실만으로 국세기본법상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왔다(대법원 2018.3.29. 선고 2017두69991 판결, 대법원 2017.4.13. 선고 2015두44158 판결, 대법원 2013.12.12. 선고 2013두7667 판결 등).
특히 대법원은 주식의 명의신탁행위 이외에 수탁자 명의의 종합소득세 원천징수와 주식양도계약서 작성, 양도소득세 신고 행위가 있었던 사안에서도 당해 행위들은 “주식의 명의신탁행위에 부수하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보아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도 하였다(대법원 2018.3.29. 선고 2017두6999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대법원의 입장을 종합하면, 대법원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를 형사처벌 법규의 구성요건에 준하여 엄격하게 해석함으로써, 그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대상판결은 원고가 A 명의로 명의신탁한 상태에서 이 사건 토지를 양도함으로써 양도소득을 얻었고, A 명의로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당초 명의신탁행위에 부수하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보아 이를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실제로 명의신탁으로 인해 기본공제와 누진공제를 중복적용받음으로써 일부 세액이 회피되는 결과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세액 회피 결과는 명의신탁 자체와는 무관한 우연한 사정으로 발생한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행위’가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즉, 명의신탁 그 자체가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사정도 인정되지 않고, 명의신탁 부동산을 양도하거나 A 명의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것 역시 명의신탁에 부수한 행위일 뿐, 원고가 ‘조세포탈’을 의욕함에 따라 이루어진 적극적인 행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는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여야 하므로, 세액 회피 결과가 명의신탁과 인과관계가 없다면 명의신탁을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측면에서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
납세자로서는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인정될 경우 조세포탈죄로 형사처벌될 위험까지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국세기본법상 장기부과제척기간의 적용이나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에도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의 범위는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법원의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대상판결의 입장은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