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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경기를 되살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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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하루가 다르게 원유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에만 1,000억달러 이상을 원유수입에
지출해야 한다니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석유류 가격의 급등은 가계와 기업에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가계소비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관련 산업들이 영향을 받기 시작하였다.
아울러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해외시장의 침체가 시작되면서 직접적인 영향권에 접어들었으며
중소기업들은 모기업과의 거래관계에서 납품단가 조정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이 어느 정도 성장을 견인해 왔으나 하반기 들어 수출여건도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어 이마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국내외 경기악화는 고스란히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쳐 최근 4개월간 월간 고용창출이 20만개
아래로 떨어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와 같은 전반적인 국내경기 하강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국내경기가 어려울수록 그 피해는 중소기업들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대책이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경기침체로 인한 중소기업들의 연쇄부도를 막기 위한 보증공급을 확대하는 등의 단기 대책이 요구된다. 유망
중소기업들이 흑자부도에 직면하지 않도록 일시적인 자금난에 직면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필요할 경우 신용보증기관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확대해서라도 기술력이 있고 성장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의 흑자부도를
막아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신보와 기술신보의 통합 문제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설사 통합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지금 추진하는 것은 중소기업들에게 크나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기업들의 원가절감을 위한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유가급등이 국내외 모든 기업에게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면 기업의 생존능력은 원가절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지는
국내 산업의 재편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하며 개별 기업단위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일본의 경제주간지 “니케이 비지니스” 최근호가 소개한 일본 자동차메이커의
고유가 대책 중에서 ‘1부품 1엔 원가절감운동’, ‘1부품 1g 경량화 운동’ 등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일본기업들은 거듭되는 엔고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습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우리
중소기업들도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앞으로 일본기업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면, 일본
기업을 능가하는 원가절감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 고유가 사태를 우리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셋째,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예기치 못한 고유가사태로 인해 기업간 협력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원가절감이 절실한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납품단가를 동결하거나 소폭 조정해 주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만큼 조정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를
두고 적정한 고통분담의 원칙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납품단가 조정을 놓고 대기업들이 지금과 같이 고유가의
부담을 거래 중소기업들에게 전가한다면, 우리의 산업 현장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멸의 위기를 벗어나는 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새로운 협력관계를 재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대기업의 일방적인 시혜조치도 아니고 중소기업의 희생을 전제로 한 것도 아니다. 양자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원가상승압력 자체 경영혁신과 생산성 제고로 최대한 흡수하려는 노력을
선행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이번 고유가 사태를 넘기 위해 작게는 연료소비 절약운동에서부터 크게는 전사적
제품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일본의 경우는
기업간 협력이 산업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적용될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넷째,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생산방식의 개선을 포함한 설비투자의 확대와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투자가 지속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2002년 일본 중소기업청이 추산한 설비투자동향에
따르면, 일본 중소제조업의 설비투자는 1999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대기업의 투자액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주로 이 시기에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제조 장치용의 기계 부품, 프린트 기판, 광학 렌즈 등의
생산능력 확충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져 현재 일본 대기업이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TV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에 있어 연구개발은 대기업이 주도하는 산업 변화에 대한 중소기업의
적응력을 높이고, 더 나아가 중소기업 스스로의 독자적 생존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경제상황이 어렵고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핵심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현재의 경기상황은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커다란 시련임에 틀림이 없다. 지금의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급복하기 위한
대기업-중소기업-정부-소비자(국민)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각 경제주체들의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경기부양책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고유가가 우리 경제 특히 중소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지금이야 말로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업간 협력의 내실화를 다져야 할 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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