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법인세법(2018.12.24. 법률 제16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법인세법”) 제52조 제1항 및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제1항 제6호 본문, 제89조 제5항 본문은 “법인이 특수관계인에게 무상 또는 시가보다 낮은 이율로 금전을 대여함으로서 그 법인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부담을 부당히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과세관청이 이를 부당행위계산으로 보아 그에 관한 인정이자를 계산하여 익금에 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법인세법 제52조 제2항은 “부당행위계산의 부인을 적용함에 있어서 건전한 사회 통념 및 상거래 관행과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의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가격(요율ㆍ이자율ㆍ임대료 및 교환 비율과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을 포함한다)인 시가를 기준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법인세법 제52조 제4항 등의 위임에 따라 시가의 범위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는, 제3항 본문에서 “특수관계인에 대한 금전의 대여 등의 경우에는 가중평균차입이자율을 시가로 한다”고 규정하고, 이 사건 규정에서 “다만, 해당 법인이 법인세법 제60조에 따른 신고와 함께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당좌대출이자율을 시가로 선택하는 경우에는 당좌대출이자율을 시가로 하여 선택한 사업연도와 이후 2개 사업연도는 당좌대출이자율을 시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금전 대여에 대한 부당행위계산 부인 시 인정이자율을 당좌대출이자율로 선택함에 따른 의무적용 기간(선택 후 2개 사업연도)이 최초 선택 시에만 적용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법인세법 제52조의 부당행위계산이라고 함은 납세자가 정상적인 경제인의 합리적 거래형식에 의하지 아니하고 우회행위, 다단계행위, 그 밖의 이상한 거래형식을 취함으로써 통상의 합리적인 거래형식을 취할 때 생기는 조세의 부담을 경감 내지 배제시키는 행위계산을 말하고,¹⁾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을 둔 취지는 법인과 특수관계 있는 자와의 거래가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9.2.4. 대통령령 제21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정한 제반 거래형태를 빙자하여 남용함으로써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하였다고 인정되어 조세법적인 측면에서 부당한 것이라고 보일 때 과세권자가 객관적으로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소득이 있었던 것으로 의제하여 과세함으로써 과세의 공평을 기하고 조세회피행위를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대법원2013두20127, 2014.4.10., 판결). 1)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은 실질과세원칙을 전제로 하여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형식을 과세상 부인하는 것이므로 국세기본법 제14조 제2항 및 제3항의 실질과세원칙에서 파생된 규정이다(이태로ㆍ한만수, 『조세법강의』 신정15판, 박영사, 2023, 601면).
따라서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은 경제인의 입장에서 볼 때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행위계산을 함으로 인하여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이고, 경제적 합리성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거래행위의 여러 사정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과연 그 거래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되,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 간의 거래가격, 거래 당시의 특별한 사정²⁾ 등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2016두39573, 2018.10.25.), (대법원2008두15541, 2010.10.28.). 2) 거래 당시의 특별한 사정은 당해 거래가 당사자 간의 합리적 경제의사에 따라 자발적으로 행하여진 것인지, 정부의 정책지침이나 행정지도 또는 거래처와의 관계 등에 의하여 타율적으로 행하여진 것인지(대법원 1992.3.31. 선고 91누8555 판결, 대법원 1990.5.11. 선고 89누8095 판결 등), 당해 거래로서 직접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외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등을 들 수 있다(강석규, 『조세법 쟁론』 제7판, 삼일인포마인, 2023, 699면).
즉,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① 거래가격과 시가가 차이가 난다는 점과 ② 경제적 합리성이 없는 행위라는 점이 모두 충족되어야 하고,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경우에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을 적용한 과세처분은 위법하게 된다.

대법원은 ‘국세청장 고시의 당좌대출이자율보다도 낮은 이자율로 이 사건 후순위사채를 인수ㆍ보유하기로 한 것은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것으로서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바 있고(대법원2006두15530, 2008.9.25.), ‘법인이 특수관계자에 대한 공사대금 회수를 지연한 것은 적어도 회수가 가능하였던 금액의 범위 내에서는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이 결여된 비정상적인 행위로서 부당행위계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2007두23309, 2010.5.27.).

한편, 대법원은 ‘甲 주식회사가 특수관계자인 乙 주식회사가 발행한 교환사채를 이자율 연 8%로 인수하자 과세관청이 인정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로 금전을 대여하여 조세부담을 부당히 감소시킨 것으로 보아 인정이자를 익금산입한 사안에서, 甲 회사의 교환사채 인수행위가 부당행위계산 부인대상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고(대법원2010두19294, 2012.11.19.),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시행자인 원고가 투자시설을 완공한 다음 정부의 승인을 얻어 재무적 투자자를 새로 유치하여 기존 건설출자자의 지분을 매매한 데 이어 자본금을 감자하고 이를 대체하는 후순위차입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자본구조를 변경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재조달이익은 정부와 공유하기 위하여 당초 보장된 최소운영수입보장율을 낮춘 사안에서, 위 후순위차입금의 이자율이 다소 높다고 하여도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이 없는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2018.7.20. 선고 2015두39842 판결³⁾). 3) 또한, 대법원은 위 대법원 2018.7.20. 선고 2015두39842 판결과 같이 민간투자사업 시행자의 후순위차입금 이자율이 부당행위계산 부인 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안에서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1.6.3. 대통령령 제229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9조 제3항에서 정한 가중평균차입이자율 등을 시가로 볼 수 없는 사정이 인정된다면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이자율의 시가를 과세관청이 증명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과세관청이 주장하는 이자율이 후순위차입금의 시가에 해당한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2016두40375, 2018.7.26.).
즉, 대법원은 금전 대여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경제적 합리성이 있는지 여부를 달리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경제적 합리성 유무에 대한 판단은 거래행위의 여러 사정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므로, 위와 같이 대법원 판결의 결론이 사안마다 달라진 것에 대하여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 경제적 합리성 여부가 쟁점이 되지는 않았고,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금전 대여에 대한 부당행위계산 부인 시 인정이자율을 당좌대출이자율로 선택함에 따른 의무적용 기간이 쟁점이 되었다. 즉, 이 사건 규정을 어떻게 해석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된 사건이었다. 그리고 원심판결은 관련 법리로 조세법률주의⁴⁾를 언급하면서 부당행위계산 부인에 따른 인정이자 익금산입제도의 입법목적⁵⁾을 제시하였다. 4) 조세법률주의란 법률의 근거 없이 국가는 조세를 부과ㆍ징수할 수 없고, 국민은 조세의 납부를 요구받지 아니한다는 원칙으로서 우리 헌법 제59조도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하여 조세법률주의를 천명하고 있다. 그리고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과세요건이나 비과세요건 또는 조세감면요건을 막론하고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할 것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나(대법원 2003.1.24. 선고 2002두9537 판결), 법규 상호 간의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를 명백히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조세법률주의가 지향하는 법적 안정성 및 예측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법 취지 및 목적 등을 고려한 합목적적 해석을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대법원 2017.10.12. 선고 2016다212722 판결, 대법원 2008.1.31. 선고 2007두13852 판결 등). 5) 부당행위계산 부인에 따른 인정이자 익금산입제도는 법인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와의 거래가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하여 조세법적 측면에서 부당한 것이라고 보일 때 과세권자가 객관적으로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소득이 있었던 것으로 의제하여 과세함으로써, 과세의 공평을 기하고 조세회피행위를 방지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가지고 있다[헌법재판소 2007.1.17. 선고 2005헌바75, 2006헌바7, 8(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원고는 이 사건에서 이 사건 규정은 3개 사업연도 이후의 사업연도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고, 세법의 해석상 그 공백이 있는 경우 납세의무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에 부합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 [별지 제19호 서식] 가지급금 등의 인정이자 조정명세서(갑)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전자신고 시 그 연도를 기준으로 소급하여 3년간 당좌대출이자율을 적용하였다면 당해 연도에는 인정이자율을 변경하여 원칙적인 가중평균이자율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도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 사건 규정의 문언 해석 및 이 사건 규정 등은 납세편의를 도모하고자 법인에게 시가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되, 일단 선택권을 행사한 경우 일정기간 동안 그 시가를 의무적으로 적용하게 함으로써 조세회피를 방지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대상판결은 법인이 어떤 사업연도의 금전 대여에 대한 인정이자율을 당좌대출이자율로 선택하였다면, 그 사업연도와 이후 2개 사업연도의 인정이자율도 당좌대출이자율이라는 법리를 처음으로 확인해 준 데에 의의가 있다.

참고로, 원고가 언급하고 있는 [별지 제19호 서식]은 오해의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2019.3.20. 아래와 같이 개정된 것으로 보인다.

| [그림 1] [별지 제19호 서식] 내용 중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