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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실무

순자산 증가가 없는 금액을 법인세법상 익금에 포함시킨 시행령도 모법 위반으로 볼 수 없어

BY 전환진,유한나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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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 익금의 범위에 관한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은 “익금은 자본 또는 출자의 납입 및 이 법에서 규정하는 것은 제외하고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순자산의 증가는 없지만 익금으로 간주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수익’의 범위와 구분 등에 관하여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한편, 위 법률의 위임을 받은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 제9호의2 가목(이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아니한 가지급금 및 그 이자(이하 ‘가지급금 등’)”를 수익의 범위에 포함하여, 해당 법인의 순자산의 증가가 없는 익금의 한 종류로 규정하였다.
대상판결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조세법률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아 파기환송하였다. 구 법인세법 제15조는 익금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정한 일반규정이고, 제3항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제1항이 정한 익금은 물론이고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로 익금으로 보는 것까지 탄력적으로 대통령령에서 정하려는 취지이므로, 그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익금의 범위를 규정함에 있어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의 이유’ 는 당연히 고려될 수 있으나,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의 이유가 헌법상 원칙인 조세법률주의에 우선할 수는 없다.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 제3항이 법률에서 정한 익금의 범위는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이고, 이 사건 시행령 조항 역시 위임받은 범위를 명확히 나타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 내지 ‘다른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을 익금의 범위에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면, 그 자체로 위임 범위를 넘은 것이고, 여기에 다른 해석이 개입될 여지는 없다고 본다.
요컨대 대상판결은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 등으로 익금에 포함시키기 위하여, 모법이 위임한 범위를 넘는 내용까지도 익금으로 규정하는 것을 용인하였다. 대상판결에 따르면, 조세정책상 필요성만 있다면 법률로 규정하여야 할 사항을 시행령에서 규정하거나, 법률의 위임 범위를 넘는 내용을 시행령에서 규정하더라도 그 효력을 인정하여야 한다. 특히 이 사건에서 문제된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아니한 가지급금’은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금액’으로 모법인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 제3항에서 위임한 범위에 오히려 배치된다. 따라서 이를 익금에 포함하여야 할 조세정책상의 필요성이 있었다면 마땅히 법률에 규정하였어야 한다고 본다. 향후에는 대법원이 헌법상 원칙인 조세법률주의가 사문화(死文化)되지 않도록 원칙에 충실한 판결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사실관계
  • 가. 원고는 2009. 4.경 A회사(이하 ‘자회사’)의 발행주식 50%를 소유하고 있었고, 자회사는 B회사(이하 ‘손자회사’)의 발행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었다. 원고는 2009.4.24. 자회사에 40억원을 대여하였고, 2009.5.25. 손자회사에 30억원을 대여하였으며, 원고는 2010년경 보유하던 기계장치를 손자회사에 9억원에 매도하였다. 원고는 보유하던 자회사의 발행주식을 모두 양도하여 2014.11. 원고와 자회사 및 손자회사 사이의 법인세법상 특수관계는 모두 소멸하였다.
  • 나. 원고는 법인세법상 특수관계 소멸 이후인 2014 사업연도말 자회사 및 손자회사에 대하여 대여금 잔액 55억원, 미수이자 등 9억원, 기계장치 미수금 9억원 등 73억원의 채권(이하 ‘이 사건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원고는 2015.7. 이 사건 채권을 C회사에 15억원에 양도하고, 2015 사업연도 법인세 신고 시 이 사건 채권의 처분손실 58억원을 손금불산입하고 기타사외유출로 소득처분하였다.
  • 다. 원고는 2016.12.22. 피고에게 이 사건 채권을 양도할 당시 자회사 및 손자회사에 대한 특수관계가 소멸하였으므로 이 사건 채권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업무무관가지급금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이 사건 채권의 처분손실은 손금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2015 사업연도 법인세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이에 대하여 거부처분(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하였다.
쟁점의 정리
법인세법(2015.12.15. 법률 제135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인세법’)은 제15조 제1항에서 “익금은 자본 또는 출자의 납입 및 이 법에서 규정하는 것은 제외하고 해당 법인의 순자산(純資産)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에서 “제1항에 따른 수익의 범위와 구분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6.2.12. 대통령령 제269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는 위 위임에 따라 “법 제1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수익은 법 및 이 영에서 달리 정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음 각 호에 규정하는 것으로 한다”고 하여, 제9호의2 가목(이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서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아니한 가지급금 및 그 이자(이하 ‘가지급금 등’)”를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은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에 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데, 그 위임을 받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순자산의 증가가 없음에도” 익금으로 보는 경우의 한 종류로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을 근거로 이 사건 채권이 원고와 자회사 등 사이의 특수관계가 소멸하는 날에 익금에 산입되어야 한다고 보고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한바, 만약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면, 이 사건 채권을 익금산입할 법적 근거가 더 이상 없게 되고, 사외유출을 전제로 한 소득처분도 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소득처분을 할 수 없다면, 이 사건 채권의 세무상 장부가액이 0원이 되었다고 볼 수 없어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거부처분 역시 위법하게 된다.
결국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모법인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 제3항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에서 모법의 위임에 따라 수익에 해당되는 것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은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에서 규정한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어야 한다.
  • 특수관계가 소멸하는 날까지 가지급금 등을 회수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해당 법인의 순자산이 증가되는 것은 아니므로, 위 가지급금 등을 그 성격상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다.
  •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특수관계가 소멸할 때 가지급금이 특수관계인에게 분여된 것으로 보고, 이를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부당행위계산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부인한 다음 그 금액 상당액을 가지급금 지급자의 익금에 산입하도록 하고, 가지급금 수령인에게 소득처분을 하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다.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아니한 가지급금이 그 자체로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성격이 있어서 익금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며, 특수관계인에게 소득처분을 하기 위한 전제로 익금으로 ‘의제’되는 것이다.
  •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그 체계상 별도의 근거법률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익금으로 의제할 수 있는 내용을, 일반적인 의미의 수익의 한 유형으로 규정한 점에서 문제가 있다.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조세법률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아 파기환송하였다.
  •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이 대통령령으로 정할 것을 위임한 사항에는 제1항이 정한 익금뿐만 아니라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 등으로 익금으로 보는 것’도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구 법인세법 제15조는 익금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정한 일반규정이고, 제3항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제1항이 정한 익금은 물론이고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로 익금으로 보는 것까지 탄력적으로 대통령령에서 정하려는 취지이다). -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2항이 익금으로 보도록 정한 것 가운데 제1호와 제3호는 원래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에 해당하나, 제1항에서 정한 익금과 명백히 구분되지 않는다.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2항이 제1항에서 정한 익금이 아닌데도 익금으로 보는 것을 위 조항에서 정한 것으로 한정하려는 취지라고 볼 근거도 없다. 나아가 익금의 범위를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로 모두 규율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부적당하다. - 법인세법은 1998.12.28. 법률 제5581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에는 익금의 범위 등에 관한 위임 규정을 두지 않았다가 위 개정으로 비로소 제15조 제3항에 별도의 위임 규정을 두었다. 법인세법이 순자산증가설에 따른 포괄적 소득 개념을 채택하고 있는데도 익금의 범위 등에 관한 별도의 위임 규정을 두게 된 것은 대통령령에서 제1항이 정한 익금뿐만 아니라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 등으로 익금으로 보는 것’까지 익금으로 정하려는 데에도 그 이유가 있다. - 과세관청이 구 법인세법 제67조에 따라 사외유출된 법인의 소득을 그 귀속자 등에게 소득처분하는 경우에는 그 전제로서 그 소득 상당액을 법인의 익금에 산입해야 하는데, 그 소득이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에서 정한 익금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법인의 익금에 산입하는 법령상의 근거가 필요하다. 수범자는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이 위임한 대통령령에 이와 같이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 등으로 익금으로 보는 것’이 규정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 법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않은 업무무관가지급금 등은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이 정한 익금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특수관계인에 대하여 소득처분을 하기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 근거하여 익금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의 위임 범위에서 그 위임 취지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그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평석
조세법률주의 의의
헌법은 제38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제59조에서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조세법률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조세법률주의 원칙은 과세요건 등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써 규정하여야 하고, 그 법률의 집행에 있어서도 이를 엄격하게 해석ㆍ적용하여야 하며, 행정편의적인 확장해석이나 유추적용은 허용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법률의 위임이 없이 명령 또는 규칙 등의 행정입법으로 과세요건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거나 법률에 규정된 내용을 함부로 유추ㆍ확장하는 내용의 해석규정을 마련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0두17564, 2012.11.22., 전원합의체 판결 등). 따라서 세법의 시행령이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과세대상을 확장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이다(대법원 2015두45700, 2017.4.2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0두17564, 2012.11.22., 전원합의체 판결 등).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ㆍ제3항의 위임 범위
익금의 범위에 관한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은 “익금은 자본 또는 출자의 납입 및 이 법에서 규정하는 것은 제외하고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순자산의 증가는 없지만 익금으로 간주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수익’의 범위와 구분 등에 관하여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의 ‘제1항에 따른 수익’은 그 문언상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을 의미한다. 따라서 동 규정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범위는 ‘해당 법인의 순자산의 증가가 있는 수익’으로 한정된다. 만약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 제3항의 위임을 받은 법인세법 시행령 규정이 ‘해당 법인의 순자산의 증가가 없는 경우’까지 익금에 산입되는 수익으로 규정한다면, 이는 모법이 위임한 범위를 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검토
대상판결이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주된 이유는 구 법인세법 제15조는 익금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정한 일반규정이고, 제3항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제1항이 정한 익금은 물론이고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로 익금으로 보는 것까지 탄력적으로 대통령령에서 정하려는 취지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론은 대상판결이 조세법률주의는 물론, 소득처분의 의미에 대한 오인에서 비롯되었다고 이해된다.
소득처분에 관한 법인세법 제67조, 같은 법 시행령 제106조 제1항은 익금에 산입한 금액을 소득처분하도록 규정한바, 법인세법상 소득처분은 익금산입(또는 손금불산입)으로 세무조정된 금액에 대해서만 할 수 있다. 즉, 해당 금액의 성격이 법령상 익금에 산입하는 금액임이 먼저 인정되어야 비로소 소득처분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이 사건 채권 상당액은 해당 법인이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되지 아니하여 소득처분(사외유출)해야 할 조세정책상 필요가 있으니,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을 통하여 익금에 산입하는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보았다. 익금과 소득처분의 선후관계를 반대로 본 것이다.

익금의 범위를 규정함에 있어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의 이유’는 당연히 고려될 수 있지만,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의 이유가 헌법상 원칙인 조세법률주의에 우선할 수는 없다.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이 법률에서 정한 익금의 범위는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이고, 같은 조 제3항은 위임 범위를 ‘제1항에 따른 수익’의 범위와 구분 등이라고만 규정하여, 위임의 범위가 문언상 명백하다. 이 사건 시행령 조항 역시 ‘법 제1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수익’으로 위임받은 범위를 명확히 나타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이 아니라,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 내지 ‘다른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을 익금의 범위에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면, 그 자체로 위임 범위를 넘은 것이고, 여기에 다른 해석이 개입될 여지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판결이유에서 법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않은 업무무관가지급금등(즉,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이 정한 익금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의 위임 취지를 명확히 하였다고 보았으니, 그 흐름이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는 대상판결이 그 결론과는 달리, 실제로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조세법률주의 위반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은 아닌지, 나아가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 제3항이 위임입법을 하면서 그 범위를 불분명하게 정한, 즉 위임입법의 한계를 위반한 법률규정이라는 의미로 본 것은 아닌지 등 많은 의문을 품게 한다.

대상판결이 조세법률주의 위반 여부가 문제되었을 때 ‘예측가능성’을 판단요소로 삼은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대상판결은, ‘시행령의 내용이 이미 모법에서 구체적으로 위임되어 있는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서 누구라도 모법 자체로부터 위임된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는 예측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시행령 규정이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를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이고, 이러한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법률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여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판결(대법원 2006두19570, 2008.11.27., 판결 등 참조)을 근거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의 위임 범위에서 그 위임 취지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그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이 위임입법의 한계인 ‘예측가능성’을 조세법률주의의 판단요소로 삼는 것 역시 어색하다.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위임입법의 헌법상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위임은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하도록 하여 그 한계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때 위임입법의 한계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예측가능성’이다(헌재 2004헌가29, 2007.4.26., 결정, 대법원 2007아32, 2007.10.26., 대법원 2007두9884, 2007.10.26. 결정 등).

한편, 조세법률주의는 포괄위임금지에서의 예측가능성과는 논의를 달리 하는 것으로, 조세법률주의의 핵심은 법률의 위임없이 명령 또는 규칙 등의 행정입법으로 과세요건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거나 법률에 규정된 내용을 함부로 유추ㆍ확장하는 내용의 해석규정을 마련하는 것을 금지하는 데에 있다. 즉, 조세법률주의의 판단기준은 하위 규범이 법률의 위임 없이 또는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내용을 규정하였는지 여부이고, 하위 규범이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내용을 규정하였음에도 예측가능성을 이유로 조세법률주의 위반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참고로 대상판결은 구 법인세법 제15조가 익금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정한 일반규정인 이상, 수범자는 제3항이 위임한 대통령령에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 등으로 익금으로 보는 것’이 규정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보았으나, 법률이 위임한 범위는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임이 문언상 명백하므로 대통령령이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에 해당하지 않는 ‘조세정책상 이유로 익금으로 보는 것’을 규정하였다면, 예측가능성 측면에서도 위배된다고 보는 것이 옳다.

결론적으로 대상판결은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 등으로 익금에 포함시키기 위하여, 모법이 위임한 범위를 넘는 내용까지도 익금으로 규정하는 것을 용인하였다. 대상판결에 따르면, 조세정책상 필요성만 있다면 법률로 규정하여야 할 사항을 시행령에서 규정하거나, 법률에서 위임한 범위를 넘는 내용을 시행령에서 규정하더라도 그 효력을 인정하여야 한다. 특히 이 사건에서 문제된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아니한 가지급금’은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금액’으로 모법인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 제3항에서 위임한 범위에 오히려 배치된다. 따라서 이를 익금에 포함하여야 할 조세정책상의 필요성이 있었다면 마땅히 법률에 규정하였어야 한다고 본다. 대상판결은 법인소득에의 기본개념인 익금의 본질에 따라 이를 명문화한 모법인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 제3항의 원칙 및 위임규정을 최고법원이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크다. 향후에는 대법원이 헌법상 원칙인 조세법률주의가 사문화(死文化)되지 않도록 원칙에 충실한 판결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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