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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계약의 합의해제는 만능해결사?

BY 황범석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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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 식사하던 중 지인이 계약의 합의해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본인의 고객이 아는 사람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자식에게 주택을 저가에 양도하고 1세대 1주택자로 양도소득세를 계산하여 신고․납부 하였는데 얼마 후 관할 세무서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고객은 본인이 소유하고 있던 10%의 주택 지분이 주택 수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본인을 단순히 1세대 1주택자인 줄 알았던 것이다. 결국 고객은 1세대 2주택 자가 조정지역의 주택을 양도하는 것이 되었으며 1세대 1주택 비과세일 경우 8천만 원 정도였던 세금이 7억 원 정도로 늘어났다. 고객은 세금이 너무 아까워 주택을 양도하기 전으로 상황을 돌리고 싶어 하였고 지인은 매매계약의 합의해제를 통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말하였다.

과연 지인은 매매계약의 합의해제를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계약의 합의해제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일단 계약의 해제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이다. 계약의 해제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법정해제, 약정해제, 합의해제가 바로 그것이며 그에 대한 설명은 아래와 같다.

법정해제

당사자 일방의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당연히 발생하는 계약의 해제를 ‘법정해제’라 한다. 법정해제는 채무불이행 등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법에 따라 발생하는 해제권으로 실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약정해제

당사자 간 미리 쌍방합의에 의하여 해제권을 보류하는 것으로서 해제권의 발생 자체를 당사자 간의 계약으로 정하는 것을 ‘약정해제’라 한다. 이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장래의 사정변경에 대비하기 위하여 특약사항으로 해제권을 두는 것으로서 계약의 규정에 의하여 계약이 약정해제되는 경우에는 법정해제와 마찬가지로 실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합의해제

계약 당사자 쌍방이 기존의 계약의 효력을 해제권 유무와 관계없이 계약당사자 쌍방이 합의에 의하여 기존의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켜 당초부터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시킬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계약을 ‘합의해제’라 한다. 민법상 그 요건과 효과가 정하여진 법정해제 및 약정해제와 다르게 합의해제는 계약 당사자간에 의사표시 합치만으로 이미 성립된 납세의무를 형해화 하는 등 법적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어 실무상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양도계약의 합의해제에 대한 과세관청과 심판원의 입장은 어떨까?

과세관청의 태도

과세관청에서는 소유권이 사실상 이전되는 경우라면 계약의 합의해제를 통해서 당초 소유자에게 소유권을 환원시키더라도 이를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계약내용 불이행 등 대금청산 절차 없이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한 계약해제로 소유권이 환원되는 경우에는 계약해제의 효력을 인정하여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지 않으며(서면인터넷방문상담4팀-2020, 2005.10.31. 재일 46014-2631,1997.11.10 외 다수) 매매원인무효로 판결됐거나, 명백한 하자로 인해 매매원인이 무효가 될 만한 사유로 확인되어 소유권말소 등기된 경우(재산 46014-77, 2000.1.18) 에 대해서 역시 계약해제의 소급효를 인정하고 있다.

결국 과세관청은 법정 해제 및 판결에 따라 무효가 확인되는 경우에 합의해제를 인정하고 있으며 합의해제의 인정 범위를 매우 좁게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조세심판원의 태도

조세심판원은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약정내용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약정해제권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 과세요건인 자산의 양도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조심 2011서4769, 2012.6.8. 조심 2015중5557, 2016.1.27.) 계약상의 원인에 의하여 대금이 정산되고 실물이 이전되었다면 법원의 판결 등에 의하여 ① 당초 계약이 원인무효 된 사실이 확인되거나 ②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합의해제가 아닌 경우에는 계약해제의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조심 2014구3214, 2014.12.3.; 조심 2017서0683, 2017.4.17.).

결국 심판원은 법정해제 및 약정해제 그리고 판결에 따라 무효가 확인되는 경우,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대해 합의해제를 인정하여 합의해제의 범위를 과세관청에 비하여 조금 더 넓게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법원의 태도변화

다수의 대법원 판결문이 부과처분의 전후를 불문하고 매매계약이 합의해제 된 경우에는 양도소득세의 과세요건인 자산의 양도가 없는 것이므로 양도소득세를 부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대법원 92누9944, 1992.12.22.; 대법원 2016두52835, 2017.1.12.). 또한 조세감면을 받기 위한 방책으로 매매대금을 약정일 까지 실제로 지급할 의사로서 매매대금을 증액하고 이행기를 늦추기로 한 사안에 대해서 “양도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2계약을 체결하였다 한들 그 때문에 위 계약이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91다35540,35557, 1992.12.22).”고 판시한 사례도 있었다.

결국 대법원은 계약 합의해제의 목적 여하에 불문하고 당사자의 의사 일치에 따른 합의해제가 있었던 경우라면 양도소득세의 과세 요건인 자산의 양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므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해왔다.

그러나 종전과 다르게 근래에는 합의해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례들이 생성되고 있다.

본인이 1세대 1주택자라 오인하고 주택을 양도하였다가 양도소득세가 과세되자 매도주택 외의 주택을 계약의 합의해제한 사안에서 이미 확정된 비과세 여부를 원고가 사후에 자의적으로 변경 가능하다고 하여 계약의 합의해제에 대한 효력을 부인한 사례(서울행정법원 2017구합62785, 2017.12.22.; 대법원 2018두48687, 2018.10.12. 심리불속행 기각)가 있으며, 매매계약의 효력을 소급하여 소멸시켜야 할 객관적인 사정 변경 등 부득이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소유권이전등기일로부터 약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원고가 피고로부터 소명자료의 제출 요구를 받은 직후 합의해제한 경우 조세의 회피를 목적으로 한 통정 허위표시이거나 별도의 새로운 계약으로 보아 합의해제를 부인한 사례(서울고등법원 2012누20047, 2014. 2.12.)가 있다.

또한 계약의 합의해제가 “조세회피 목적”인 경우 또는 “부득이한 사유”가 없는 경우 합의해제의 소급효를 부인한 사례(청주지방법원 2013구합10507, 2014.5.22.)가 있으므로 현재 법원은 조세회피목적이 있는 경우와 부득이한 사유 없이 합의해제하는 경우에 대해서만큼은 합의해제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법원은 과거와 달리 조세회피목적이 있는 경우와 부득이한 사유 없이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는 경우에 대해서까지 합의해제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사료된다.

결어

일반적으로 양도계약의 합의해제의 경우 당사자 간의 이해관계가 대립되기 때문에 탈세를 위한 “담합성 합의해제”가 있기 어렵다(전원재판부 2000헌바35 2002.1. 31.참조).

실제로 매매 계약의 합의해제를 인정한 대법원 판례들은 대부분이 특수관계가 없는 자 간의 거래에서 발생한 것이었으며 대법원 역시 이러한 전 제하에서 계약의 합의해제를 인정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수관계자 사이에서는 담합성 합의해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해당 합의해제에 조세회피목적이 있는지 여부 및 합의해제에 대한 부득이한 사유는 없었는지 등을 더욱 엄격히 확인할 것으로 사료된다.

결국 지인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단순히 상황을 돌리기 위한 매매계약의 합의해제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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