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모씨는 본인 소유의 주식을 원고인 학교법인에 증여를 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증여”), 최모씨의 채권자가 이 증여를 사해행위라고 하여 채권자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후 채권자가 위 주식에 대해 강제집행(이하 “이 사건 강제집행”)을 하여 매각대금을 전액 변제받았다. 피고(세무서장)는 이 사건 강제집행으로 인한 소유권 이전에 관하여 최모씨를 주식의 양도인으로 보아 증권거래세 과세처분을 하였다가 이를 번복하고 원고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과세처분을 하자 원고가 불복한 사건이다.

제1심(수원지방법원2014구합61232, 2016.10.11. 선고 판결.)에서는 이 사건 증여가 사해행위로 취소되었지만 취소의 효과는 채권자와 수익자인 수증자(원고) 사이에만 발생하고, 채무자(최모씨)가 그 소유권 또는 처분권한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한 후, 이 사건 강제집행에서 주식의 양도인은 제3자와의 관계에서 소유자인 원고가 된다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제2심(서울고등법원2016누70620, 2017.6.21. 선고 판결.)에서는 증권거래세의 과세대상인 “주권 등이 유상으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경우”란 소유권의 이전 그 자체에 대한 반대급부로서의 대가가 지급되는 경우를 의미함이 타당하다는 해석을 기초로, 원고는 이 사건 강제집행으로 인하여 반대급부로서의 대가를 전혀 지급받지 못하였고 이 사건 강제집행의 결과로 인한 주식의 소유권 이전은 원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원고가 지배할 수 없었던 사정에 의한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원고는 증권거래세 납세의무자인 주식의 양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사해행위취소의 법률적 효과와 증권거래세 납세의무와의 관계에 관하여 사해행위취소의 효력이 채권자와 수익자 간에서만 상대적으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사해행위취소로 책임재산의 원상회복이 이루어지고 이에 대하여 강제집행이 이루어져 경매절차의 매수인이 유효하게 책임재산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단계에서까지 반드시 위 상대적 효력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대법원도 제2심과 결론을 같이하면서 이 사건의 경우 주식의 양도인을 수익자(원고)가 아닌 채무자(최모씨)로 보아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밝혔다.
① 사해행위취소에 따라 채무자 소유 명의로 원상회복된 주식이 강제경매절차에서 매각되어 매각대금이 채권자에게 배당되면 채무자의 채무변제에 충당되어 채무가 소멸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사해행위취소에 대하여 채권자와 수익자 간의 상대적 효력만 인정하기는 하여도) 사해행위취소의 효과가 채무자에게도 미친다고 볼 수 있다는 점, ② 위 경우 주권의 양도행위 자체에서 드러나는 주권의 양도자는 소유명의자인 채무자라는 점, ③ 채무자 소유 명의 주식이 매각되었다는 거래의 외관과 그 매각대금이 채무자의 채무변제애 충당되어 채무소멸의 효력이 발생하였다는 거래의 법률효과가 채무자 소유주식이 강제경매절차에서 매각된 거래와 일치한다는 점
그런데 대법원은 위 증권거래세 사건 판결에 이어 피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취득하게 된 법률행위가 채권자취소권의 행사로 취소되었다고 하더라도 상속인에게 상속세 납세의무가 소멸되지 않는다고 판단(제2대상판결)함으로써 위 제1대상판결과 채권자취소권 행사 시의 납세의무 성립에 관하여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하였다. 이하에서는 제2대상판결의 내용을 소개한다.

원고는 자신 소유의 이 사건 토지를 처에게 증여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이 사건 증여”), 얼마 후 수증자인 처가 사망하여 원고와 자녀들이 이 사건 토지를 공동으로 상속하였다. 원고의 채권자들은 이 사건 증여가 사해행위임을 이유로 증여계약의 취소 및 원상회복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아 강제집행까지 완료하였고 원고의 채권자들이 매각대금을 전액 배당받았다. 원고는 이 사건 토지가 이와 같은 채권자취소권의 행사로 인하여 상속인들이 상속재산으로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상속재산가액에서 제외하여 달라고 피고에게 경정청구를 하였지만 피고는 이를 거부하였고, 원고는 이에 대해 불복하였다.

이 사건의 제1심(서울행정법원2013구합56577, 2014.5.16. 선고 판결.)과 제2심(서울고등법원2014누53027, 2014.11.20. 판결.)은 원고를 포함한 채무자의 상속인들이 사해행위취소판결로 인하여 상속세 과세대상이 되는 이 사건 토지의 재산적 가치를 실질적으로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사해행위취소판결은 채무자와 수익자 또는 전득자 사이의 법률관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고 다만 책임재산만을 채무자 앞으로 회복시키는 데 불과하며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증여 또는 상속이 다른 것으로 확정되거나 이를 소급적으로 취소하는 것이 아니므로 상속세 재산가액에는 그대로 포함되고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2심판결은 쟁점 사안에서 원고가 단순한 상속인으로서 수익자 내지 전득자의 지위만 갖는 것이 아니라 사해행위 취소 대상인 법률행위(이 사건 증여)의 당사자인 채무자이기도 하였다는 점에서 원고 입장에서는 이 사건 증여가 사해행위로 취소됨에 따라 본인의 채무가 변제되는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원고가 아무런 경제적 이득도 없이 오로지 상속세 납부의무만을 부담하게 되는 사정 등으로 사회통념상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대법원(대법원2014두46485, 2020.11.26. 선고 판결.)도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을 근거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하여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