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C는 2002년경 F법인에 D법인이 보유한 E법인 주식 전부를 이전하였고, B법인은 2002.9.30. F법인으로부터 E법인 주식 중 61.4%를 미화 120만달러에 매수하되, E법인의 제철용품 제조 공장 부문을 분할ㆍ인수하여 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의 회사 분할 및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B법인은 F법인에게 120만달러를 송금하였고, F법인은 2004년경 이 돈을 재원으로 하여 주식회사 K법인을 설립하였다.
• 2) B법인은 2007.9.30. F법인으로부터 나머지 E법인의 주식 중 31.6%를 145만 달러에 매수하는 내용의 주식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B법인은 2007.11.2.경 F법인에 145만달러를 송금하였고, F법인은 2008년경 이 돈을 재원으로 K법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였다.
• 3) S법인은 2008년경 G 등을 주주로 하여 홍콩에 설립되었고, F법인은 2009년 해산 및 청산하면서 잔여재산인 K법인 주식을 S법인으로 이전하였다.

피고 산하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원고(A)가 명목회사인 F법인이나 S법인을 통해 K법인을 실질적으로 소유하면서 EㆍFㆍS법인 등의 주식을 C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았다.
이후 원고(A)는 과세관청으로부터 “F법인이 2007.11.2.경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145만달러에서 E법인 주식의 취득가액인 38만 6,000달러를 공제한 106만 4,000달러를 원화로 환산한 금액은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2010.1.1. 법률 제99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7조에 따라 F법인의 2007 사업연도의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이하 ‘이 사건 간주배당소득’이라 한다)으로서 원고가 배당받은 것으로 간주되므로 이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수정 신고ㆍ납부하라”는 권고를 받자, 2016.1.5. 피고 산하 영덕세무서장에게 이 사건 간주배당소득에 대한 2008년 귀속 종합소득세, 과소신고가산세, 납부불성실가산세를 수정신고하고 납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종합소득세 신고”).

제1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인정할 수 있고, 따라서 이 사건 간주배당소득에 관한 종합소득세에는 10년의 장기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 1) 명의를 위장하여 소득을 얻더라도 그것이 조세포탈과 관련이 없는 행위인 때에는 명의위장 사실만으로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 소정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나, 그것이 조세회피의 목적에서 비롯되고 나아가 여기에 허위 매매계약서의 작성과 대금의 허위지급, 허위의 양도소득세 신고, 허위의 등기ㆍ등록, 허위의 회계장부 작성ㆍ비치 등과 같은 적극적인 행위까지 부가된다면 이는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 2) 그런데 원고가 명목회사인 F를 통해 E법인의 주식을 취득하고 양도한 행위는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17조에 따라 배당간주되는 돈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원고가 C 명의로 G 등과 명의대여서비스계약을 체결하는 행위 등은 위 돈의 귀속주체를 은닉시키는 적극적인 행위라고 할 것인바, 이는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 2 제1항 제1호 소정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간주배당소득에 관한 종합소득세의 제척기간은 10년이 된다.

원심 및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행위를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인정할 수 없고, 따라서 10년의 장기부과제척기간이 아닌 5년의 일반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 1) 이 사건에서 원고는 C 명의로 위장하여 E에 대한 지배권을 보유해 왔다. 비록 E의 직접 주주가 D 또는 F였다고 하더라도, C가 D의 1인 주주 또는 명목회사인 F의 전문관리회사인 G 등과의 명의대여서비스계약의 당사자였던 이상, E에 대한 지배권은 대외적으로 C에게 속해 있고 원고는 C를 통하여 E에 대한 지배권을 유보하고 이를 행사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C는 G 등의 명의를 이용하여 E와 F를 지배). 이와 같이 원고가 C 명의로 E에 대한 지배권을 보유한 행위는 명의위장 그 자체에 불과하고, 이러한 명의위장만으로는 바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피고가 주장하는 다른 사정들(F 명의의 해외 금융계좌를 사용하고 위 해외 금융계좌에 관련된 서류에 C 등 제3자가 서명을 한 행위 등)은 위 명의위장에 뒤따르는 부수행위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만으로 명의위장에 더하여 적극적인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 2) 결국, 원고에게 이 사건 간주배당소득에 대한 조세포탈의 목적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C에 대한 명의위장 외에 적극적인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간주배당소득에는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 2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10년의 제척기간이 아니라 같은 항 제3호에서 정한 5년의 제척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

내국인이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여 사업활동을 하는 경우 해외법인의 소득은 내국인에게 배당되지 않는 한 국내에서 과세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내국인이 조세피난처(법인의 소득에 대해 과세하지 않거나 매우 낮은 세율로 과세하는 지역)에 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사업을 하면서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하지 않고 해외법인 내에 유보하면 조세피난처의 낮은 세 부담이나 면세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방식의 조세회피를 규제하기 위해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은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법인이 내국인에게 실제로 배당을 하지 않더라도 배당 가능 유보소득을 주주에게 배당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과세하는 배당간주제도를 두고 있다(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17조). 이 사건에서 F는 조세피난처인 홍콩에 소재한 법인이고, 원고는 F의 유일한 실질 주주로서 F의 특수관계자였다. 따라서 원고에 대해서는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이 적용되어 F의 2007 사업연도 말 현재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을 원고가 배당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종합소득세가 과세될 수 있다. 다만 국세기본법은 조세법상의 법률관계를 신속하게 확정짓기 위하여 부과제척기간 규정을 두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조세채무가 소멸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원고에게는 장기간 이 사건 간주배당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가 과세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납세의무가 부과제척기간 도과로 소멸하지 않았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 1)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의 의미
  국세기본법은 조세법률관계의 신속한 확정을 위하여 원칙적으로 국세부과권의 제척기간을 5년으로 하면서도, 과세요건사실의 발견을 곤란하게 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작출하는 등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과세관청이 탈루신고임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아 부과권의 행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여 부과제척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고 있다. 그런데 대법원은 종래부터 명의위장 혹은 명의신탁행위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지와 관련하여, “납세자가 명의를 위장하여 소득을 얻더라도, 명의위장이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되고 나아가 여기에 허위 계약서의 작성과 대금의 허위지급, 과세관청에 대한 허위의 조세 신고, 허위의 등기ㆍ등록, 허위의 회계장부 작성ㆍ비치 등과 같은 적극적인 행위까지 부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위장 사실만으로 국세기본법상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해왔다(대법원 2017.4.13. 선고 2015두44158 판결, 대법원 2013.12.12. 선고 2013두7667 판결 등 참조).
  특히, 대법원은 주식의 명의신탁행위 이외에 수탁자 명의의 종합소득세 원천징수와 주식양도계약서 작성, 양도소득세 신고 행위가 있었던 사안에서도 위 행위들은 주식의 명의신탁행위에 부수하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보아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도 하였다(대법원 2018.3.29. 선고 2017두6999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 10년의 부과제척기간가 적용될 수 있으려면 C에 대한 명의신탁행위 및 이에 부수하는 행위 이외에 추가로 적극적인 부정행위가 있어야 한다.
• 2)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에서 피고는 ① 원고가 C 명의로 명목회사 전문관리회사와 명의대여서비스계약을 체결한 행위, ② F 명의의 해외 금융계좌를 사용하고 위 해외 금융계좌에 관련된 서류에 C 등 제3자가 서명을 한 행위, ③ F가 보유하고 있던 K의 주식을 또 다른 명목회사인 S에 전부 이전한 후 F를 해산한 행위 등이 ‘이 사건 간주배당소득에 관한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적극적인 부정행위’로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① C 명의로 명의대여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는 원고가 C 명의로 E에 대한 지배권을 보유하는 명의위장행위 그 자체일 뿐이고 ② F 명의의 해외 금융계좌를 사용한 것은 명의위장의 결과 F가 E의 주주가 되었기 때문일 뿐이며, 위 계좌에 C 등 제3자가 서명을 한 행위는 명의대여서비스계약을 C의 명의로 체결하였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뒤따르는 부수행위에 불과하고, ③ F의 해산 및 주식 이전은 2009년경에 이르러서야 발생한 일이므로 2007년 발생한 이 사건 배당간주소득과 관련하여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었다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즉,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은 모두 명의신탁행위 그 자체와 이에 부수하는 행위일 뿐이고, 그 이외에 적극적인 부정행위가 입증되지는 않았으므로 이 사건에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조세범처벌법상 조세포탈죄의 요건으로서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국세기본법상 10년의 장기부과제척기간 적용 요건인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와 같은 의미로 보면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형사처벌의 구성요건으로 되어 있는 이상 어떠한 행위가 세법상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림에 있어서도 형사처벌 법규의 구성요건에 준하여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4.5.16. 선고 2011두29168 판결 참조).
  대상판결은 이러한 기존 판례의 태도를 고려하여, 명목회사인 F회사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주식을 취득하고 양도하는 행위 및 이 과정에서 C 명의를 이용한 행위 등이 명의위장과 별개의 부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상판결은 주식의 명의신탁과 이에 부수한 행위만으로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종전 판결에서 좀 더 나아가 해외에 명목회사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해외계좌를 실질적으로 지배ㆍ관리하며, 이와 관련된 서류 등에 명의수탁자의 서명을 기재한 행위 등이 모두 명의신탁에 부수한 행위라고 보아 10년의 장기부과제척기간 적용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