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업무 시간에 사장을 비롯한 임원과 본부장들이 일제히 사무실을 비우고, 일부 간부는 출장지에서 골프를 친 것이 드러나 기강 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조선일보는 지난달 24일 LH 김현준 사장과 이정관 부사장, 본부장급들이 한꺼번에 서울·경기 일정을 이유로 경남 진주 본사 사무실을 비웠다고 보도했다. 평일 오후에 임원들이 출장 가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사장부터 본부장 전원이 단체로 본사를 비우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지난달 13일 LH 간부 3명은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현장 체험 출장을 간 자리에서 공식 일정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 허가도 없이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골프를 치느라 주요 일정인 '신재생 에너지 홍보관, 가시리 풍력 단지 견학' 등의 일정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26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출장 중 골프' 등을 거론하며 LH의 일탈과 기강 해이를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LH의 부동산 투기 문제 때문에 처벌을 받은 지가 얼마나 됐다고 그런 기강해이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지 정말 유감"이라면서 "합당한 문책을 통해 LH가 정말 공기업으로서 정신 차리고 제대로 원래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 선임한 기관장의 알박기가 원인"이라며 이전 정부를 겨냥했다. 김현준 사장은 국세청장 출신으로 지난해 4월 취임했다.

LH는 이번 논란과 관련 "지난달 23일은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CEO 주관 정기이사회가 열렸고, 24일은 경기지역본부에서 주택 250만호 공급 점검회의가 열려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며 "또 다른 간부는 해외 주요 인사 접견 등 회사 업무로 인해 공교롭게 모두 본사를 비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 간부의 출장 중 골프 관련 비위에 대해서는 "현재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라며 "이번 일탈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감사원 감사에서는 LH 직원 8명이 경기도 3기 신도시 등 지역개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경찰 수사에 넘겨져 LH 직원들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련의 LH 논란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로 빗나간 공직자의 자세를 근본부터 바로잡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 장관은 "LH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직무태만을 국민이 용납하지 않으며, 정부와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금품수수와 부정청탁은 국민을 배신하는 범죄"라면서 "부패와 직무태만이라는 고질적 문제에 대해 전수조사와 강도 높은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엄중 처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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