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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명의신탁이란 실제 소유자가 그 소유 부동산의 등기 명의만을 타인에게 맡겨두는 약정을 의미합니다. 현행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서는 명의신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명의신탁자에 대한 과징금 및 이행강제금, 명의신탁자와 수탁자 모두에 대한 형사처벌까지 이루어질 수 있는 등 엄격한 법적 제재가 따릅니다. 또한, 명의신탁된 부동산의 양도소득세 과세 측면에서는 복잡하고 다양한 쟁점이 존재합니다.

이하에서는 먼저 명의신탁의 기본적인 개념과 유형을 살펴보고, 이어서 부동산실명법상 제재 내용과 실무상 자주 문제 되는 양도소득세 핵심 과세 쟁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명의신탁의 기본 개념

(1) 명의신탁의 의의

명의신탁이란 명의신탁자가 소유권을 보유하거나 사실상 취득하면서 그에 관한 등기는 명의수탁자 명의로 하는 약정을 의미합니다. 또한, 명의신탁자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자신의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타인의 명의로 등기하게 하는 실권리자를 말하고, 명의수탁자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실권리자의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자신의 명의로 등기하는 자를 말합니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약칭 : 부동산실명법)에서는 원칙적으로 부동산에 관한 명의신탁약정 및 그에 따른 등기를 무효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종중 보유 부동산, 배우자 간 명의신탁 등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부동산 명의신탁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2) 명의신탁의 유형

명의신탁은 그 법률관계의 구조 및 참여 당사자에 따라 2자 간 명의신탁과 3자 간 명의신탁으로 구분됩니다. 2자 간 명의신탁이란 신탁자가 이미 적법하게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하여 그 등기부상 명의만을 수탁자 앞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서 완결되는 법률관계입니다. 반면, 3자 간 명의신탁이란 신탁 부동산을 제3자인 매도인으로부터 취득하는 과정과 명의신탁약정이 결부된 형태로서 부동산 등기가 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에게 직접 이전됩니다. 즉, 3자 간 명의신탁에서는 매매 과정에 명의신탁약정의 당사자인 신탁자, 수탁자 외에 제3자인 매도인이 등장하며,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실질적 매수인인 신탁자인지, 아니면 명의를 빌려준 수탁자인지에 따라 다시 신탁자가 계약 당사자로 전면에 나서지만, 등기 과정에서만 이름이 생략되는 '3자 간 등기 명의 신탁(중간생략 등기형 명의신탁)'과 매매계약 과정에서 신탁자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계약명의신탁'으로 구분됩니다.

(3) 종중, 배우자 및 종교단체에 대한 특례

부동산실명법은 원칙적으로 명의신탁약정과 이에 따른 등기를 무효로 보고, 이를 위반할 경우 명의신탁자 및 수탁자에게 과징금, 이행강제금, 형사처벌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조세 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않을 때는 이러한 무효 규정 및 제재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다음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명의신탁과 달리 일정한 요건 하에 명의신탁약정 및 등기가 유효할 수 있습니다. ① 종중이 보유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종중(종중과 그 대표자를 같이 표시하여 등기한 경우를 포함) 외의 자의 명의로 등기한 경우
②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등기한 경우
③ 종교단체의 명의로 그 산하 조직이 보유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등기한 경우

2. 부동산실명법 위반에 대한 제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약칭 부동산실명법은 부동산 물권은 실제 권리자 명의로 등기할 것을 강제하며(제3조 제1항), 이를 어기고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타인(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부동산을 등기하는 위반 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이러한 명의신탁 행위는 해당 약정 및 등기의 효력이 원칙적으로 무효가 되는 것 외에도, 다음과 같은 행정적 제재 및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1) 과징금 (부동산실명법 제5조)

가장 기본적인 행정 제재는 명의신탁자에게 부과되는 과징금입니다. 이 과징금은 [부동산평가액 × (부동산평가액 기준 부과율 + 의무 위반 경과 기간 기준 부과율)] 방식으로 산정됩니다. 부동산평가액 기준 부과율은 평가액에 따라 5%에서 15%까지, 의무 위반 경과 기간(명의신탁 기간) 기준 부과율 역시 기간에 따라 5%에서 15%까지 적용되어, 두 부과율을 합산한 최종 부과율은 최소 10%에서 최대 30%가 됩니다. 다만, 조세 포탈이나 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산정된 과징금의 50%를 감경받을 수 있습니다. 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행정청의 권한은 일반적으로 「행정 기본법」에 따라 위반 행위(명의신탁 관계) 가 종료된 날로부터 5년의 제척기간이 적용되는 것으로 보며, 부과된 과징금의 징수 권한은 납부 기한 다음 날로부터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2) 이행강제금 (부동산실명법 제6조)

과징금을 부과받은 명의신탁자가 이후에도 지체 없이 부동산을 자신의 실명으로 등기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행정 제재인 이행강제금이 부과됩니다. 이행강제금은 과징금 부과 일로부터 1년이 지났을 때 부동산평가액의 10%, 다시 1년이 더 경과했을 때(총 2년 후) 부동산평가액의 20%가 부과되며, 실명등기가 이행될 때까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행강제금의 각 부과 권한 역시 5년의 제척기간이 적용될 수 있으며, 징수 소멸시효는 5년입니다.

​(3) 형사처벌 (부동산실명법 제7조)

행정 제재와는 별개로 명의신탁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으로서 명의신탁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명의를 빌려준 명의수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즉, 명의신탁 관계 당사자 쌍방이 형사 책임을 지게 됩니다. 만약 법인이 업무와 관련하여 이러한 위반 행위를 한 경우에는 해당 법인에도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형사처벌에 대한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명의신탁자는 7년, 명의수탁자는 5년이며, 일반적으로 명의신탁 관계가 해소되어 범죄 행위가 종료된 시점부터 기산됩니다.

​(4) 적용 제외 특례 (부동산실명법 제8조)

해당 명의신탁이 종중, 배우자 간, 종교단체에 관한 것으로서 조세 포탈, 강제집행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 회피 등 불법적인 목적 없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특례 규정에 따라 명의신탁의 무효 및 과징금, 이행강제금, 벌칙 등의 제재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3. 부동산실명법 위반에 대한 제재

[쟁점 1] 명의신탁 부동산의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자

부동산 명의신탁이란 실제 소유자(명의신탁자)가 타인(명의수탁자)의 명의를 빌려 부동산 등기하는 약정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명의신탁 부동산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자가 명의신탁자인지 명의수탁자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세법은 형식상의 명의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소득이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보는 실질과세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습니다(국세기본법 제14조). 따라서, 명의신탁 부동산의 양도로 인한 소득이 실질적으로 명의신탁자에게 귀속되었다면,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자는 등기부상 명의자인 명의수탁자가 아니라 실질 소유자인 명의신탁자가 됩니다. 이는 과세 대상 소득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아 현실적으로 이를 지배·관리하면서 향유하는 담세력이 있는 자에게 과세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이러한 원칙은 명의신탁의 유형, 예를 들어 계약명의신탁인지 3자 간 등기 명의 신탁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계약명의신탁은 명의수탁자가 직접 계약 당사자가 되어 부동산을 취득하는 형태로, 부동산실명법상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몰랐다면 명의수탁자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해당 부동산의 양도로 발생한 소득이 실질적으로 명의신탁자에게 귀속되었다면,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자는 여전히 명의신탁자가 됩니다(서울행법2021구합60298).

즉, 부동산실명법에 따른 소유권 귀속 여부와 세법상 양도소득의 실질 귀속자는 별개로 판단될 수 있으며, 소득의 실질적인 지배·관리·처분권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핵심 기준이 됩니다. 대법원 판례(대법2015두37969)에서도 계약명의신탁 사안에서 양도소득의 실질 귀속자가 명의신탁자라면 납세의무자 역시 명의신탁자에게 있는 것으로 판시하였으며, 국세청 예규(서면4팀-2836, 재산-766) 역시 명의신탁 부동산 양도 시 사실상 소득을 얻은 명의신탁자가 납세의무자인 것으로 회산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명의신탁자가 항상 납세의무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법원 판례(대법2012두10710)는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위임이나 승낙 없이 임의로 명의신탁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그 양도 주체는 원칙적으로 명의수탁자이며, 양도소득이 명의신탁자에게 실질적으로 환원되지 않는 한 명의신탁자는 양도소득을 사실상 지배·관리·처분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납세의무자가 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여기서 '양도소득의 환원'이 인정되려면, 명의수탁자가 양도 대금을 수령하는 즉시 그 전액을 자발적으로 명의신탁자에게 이전하는 등 사실상 명의신탁자의 위임 사무를 처리한 것과 같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에 양도 대금 상당액을 회수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양도소득이 실질적으로 환원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명의수탁자가 양도 주체로서 납세의무를 부담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명의신탁 부동산의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자는 등기 명의가 아닌, 해당 양도 거래를 누가 실질적으로 주도하였고 그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쟁점 2] 명의수탁자 명의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경우 미등기양도자산 해당 여부

부동산을 취득한 자가 그 자산의 취득에 관한 등기를 하지 않고 양도하는 경우, 이를 '미등기양도자산'이라 하여 일반적인 양도소득세율보다 훨씬 높은 중과세율(현행 70%)을 적용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및 기본공제 적용을 배제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습니다. 이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그렇다면 명의신탁된 부동산을 실질 소유자인 명의신탁자 앞으로 소유권 환원 등기를 거치지 않고, 명의수탁자 명의 상태에서 제3자에게 직접 양도하는 경우 이것이 미등기양도자산에 해당하여 중과세 대상이 되는지가 문제 됩니다.

결론적으로, 판례와 예규는 이러한 경우 미등기양도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대법85누310, 대법86누914)는 미등기양도자산 중과 규정의 입법 취지를 조세 포탈이나 양도 차익만을 노려 잔금 지급 없이 전전 매매하는 등의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는 데 있다고 보았습니다. 명의신탁의 경우, 비록 실질 소유자와 등기 명의자가 일치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명의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라는 형식의 '등기' 자체는 경료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즉, 등기 없이 전매하는 투기 목적의 미등기 양도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명의신탁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도 부동산 등기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므로 이를 미등기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면서, 명의신탁 제도를 악용한 탈세 가능성에 대해서는 세법상 실질과세의 원칙(명의신탁자에게 과세)이나 증여의제 규정 등 다른 제도를 통해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85누310). 국세청 예규(부동산납세-259, 재산-766) 역시 이러한 판례의 입장을 따라, 명의신탁한 부동산을 실질 소유자로 소유권 환원 등기 없이 양도한 경우에는 소득세법상 미등기양도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회신하고 있습니다.

즉,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된 상태에서 실질 소유자인 명의신탁자가 해당 부동산을 양도하는 것은 비록 명의신탁자 본인 명의의 등기를 거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소득세법상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미등기양도자산은 아니므로, 양도소득세 계산 시 중과세율이 아닌 일반세율이 적용되며, 장기보유특별공제나 기본공제 등도 요건을 충족하면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쟁점 3] 경정청구, 불복 청구의 주체

명의신탁된 부동산의 양도와 관련하여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었을 때, 과세 처분에 오류가 있거나 위법·부당함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시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정청구나 불복 청구(이의신청, 심사청구, 심판청구, 행정소송)는 누가 제기할 수 있는지 또한 문제가 됩니다.

세법상 납세의무는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실질 소유자, 즉 명의신탁자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와 관련된 경정청구나 불복 청구의 주체 역시 실질적인 납세의무자인 명의신탁자가 되어야 합니다.

다만, 명의수탁자의 경우에는 자신에게 부과된 처분에 대해 자신이 실소유자가 아님을 입증하여 실질 소유관계를 다투는 경정청구나 불복 청구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자형) 소유의 토지를 자신의 명의로 등기했다가 해당 토지가 공매 처분되자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이후 자신은 명의수탁자이므로 실소유자인 자형에게 과세해야 한다며 경정청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거부당하자, 심판청구를 제기한 사안에 대하여 조세심판원은 쟁점 토지 취득 자금의 출처, 취득 경위(신탁자의 필요성), 관련 세금 납부 내역, 당사자 간의 각서 및 내용증명,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하여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하고, 처분청이 사실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 없이 단순히 부동산실명법상 실명등기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명의수탁자인 청구인을 실소유자로 보아 경정청구를 거부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한 조세심판원 결정례(조심2009서2598)가 있습니다.

즉, 경정청구나 불복 청구는 원칙적으로 실질 납세의무자인 명의신탁자가 제기하는 것이지만, 명의수탁자에게 잘못 과세한 경우에는 명의수탁자 또한 자신이 납세의무자가 아님을 주장하며 자신에게 부과된 처분의 당부를 다툴 수 있는 청구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쟁점 4] 부과 제척기간(부정한 행위 여부)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리는 법에서 정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멸하는데, 이를 부과 제척기간이라고 합니다. 양도소득세의 경우 일반적으로 신고 기한 내에 신고한 경우는 5년, 신고하지 않은 경우는 7년의 제척기간이 적용되며, 납세자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은 경우에는 10년의 장기 부과 제척기간이 적용됩니다.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는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6항에서 구체적으로 예시하고 있는데, 이중장부 작성, 거짓 증빙 작성·수취, 장부 파기, 재산 은닉, 소득·수익·행위·거래의 조작 또는 은폐 등이 해당합니다.

명의신탁 부동산 양도 사례에서는 이 10년 제척기간 적용 여부가 자주 문제가 되는데 과세 관청은 명의신탁 자체가 조세 회피 목적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10년의 제척기간을 적용하려는 경향이 있는 반면, 판례와 심판례에 따르면 단순히 명의신탁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만드는 '적극적인 행위'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 판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실명법 유예기간 이후에도 실명 전환 없이 명의신탁 상태에서 부동산을 양도하고 명의수탁자 명의로 세금을 납부하게 한 사안에서, 법원은 명의수탁자에게 명시적으로 세금 납부를 요구했다는 증거가 없고 오히려 실명등기 시 납부할 세액보다 더 많은 세금을 수탁자 명의로 납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적극적인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10년 제척기간 적용을 부정했습니다(서울고법2008누15376). 즉, 단순한 명의신탁 및 실명등기 의무 불이행만으로는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최근의 심판례들은 명의신탁과 결합한 다른 행위가 있을 경우 '부정한 행위'로 인정하여 10년 제척기간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심2023인8105 사건에서는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을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하여 양도한 행위 자체를 '재산의 은닉, 거래의 은폐'로 보아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명의신탁자가 양도소득세 납세의무를 인지하고도 신고나 세액 지급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조심2023부7685 사건에서는 명의신탁 사실 외에도 양도가액을 과소하게 기재한 허위 계약서로 신고한 점, 명의변경 기회가 있었음에도 계속 수탁자 명의로 두다가 조사 시에야 인정한 점 등을 들어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조심2019서1428 사건에서는 명의신탁된 토지를 소유권 이전 등기 없이 양도하여 과세 관청이 양도 사실 자체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 점, 대금을 장기간에 걸쳐 현금으로 수수한 점 등을 '취득 및 양도 사실을 은폐'하여 조세 부과·징수를 곤란하게 한 적극적 행위로 보아 10년 제척기간 적용이 타당하다고 결정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명의신탁 부동산 양도 시 10년의 장기 부과 제척기간이 적용될지 여부는 단순히 명의를 신탁했다는 사실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해당 명의신탁이 조세 포탈을 주된 목적으로 했는지, 그리고 양도 사실이나 소득 금액을 숨기기 위한 허위 계약서 작성, 대금 수수 방식 조작, 차명계좌 이용, 자료 은닉 등 조세 부과 및 징수를 적극적으로 방해하려는 구체적인 행위가 수반되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다만, 과세 관청은 명의신탁을 적극적인 은닉 행위로 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납세자 입장에서는 조세 포탈 목적이 없었고 은닉 행위가 없었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쟁점 5] 명의신탁 사실이 확인되어 명의신탁자에게 과세하는 경우

명의신탁된 부동산이 양도된 후, 과세 관청이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등기 명의자인 명의수탁자가 아닌 실질 소유자인 명의신탁자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경정·고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명의수탁자가 이미 납부한 세금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그리고 명의신탁자에게 부과될 가산세는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문제 됩니다.

(1) 먼저, 명의수탁자가 이미 납부한 세액의 취급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국세청 예규(서면1팀-792, 징세46101-1451) 및 조세심판원 결정례(조심2011중4729)는 일관되게 명의신탁 사실이 확인되어 실질 소유자인 명의신탁자에게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경우 당초 명의수탁자가 납부했던 세액은 명의수탁자에게 환급하지 않고 명의신탁자가 납부해야 할 세액에서 기납부세액으로 공제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명의수탁자의 납세의무는 취소되지만 그가 납부한 세금은 국가가 그대로 보유하면서 실질 납세의무자인 명의신탁자의 세금 납부에 충당하는 것입니다. 이는 실질과세 원칙상 명의수탁자는 납세의무자가 아니므로 환급청구권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며(조심2011중4729), 이중 환급이나 행정력 낭비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명의수탁자는 자신이 납부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없으며, 이는 명의신탁자와의 내부적인 정산 문제로 남게 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명의수탁자에게는 국세환급가산금도 발생하지 않습니다(징세46101-1451).

(2) 다음으로, 명의신탁자에게 부과되는 가산세 적용 방법을 보겠습니다. 명의수탁자가 자신의 명의로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했다 하더라도, 이는 세법상 정당한 납세의무자의 신고가 아니므로 명의신탁자는 원칙적으로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됩니다. 즉, 명의수탁자의 신고 행위가 명의신탁자의 신고 의무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면제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명의신탁자에게 양도소득세를 경정·고지할 때는 신고불성실가산세(무신고 또는 과소신고 가산세)가 부과됩니다(징세-380, 조심2010중1119). 하지만, 납부불성실가산세(현행 납부지연가산세)는 다르게 적용됩니다. 납부불성실가산세는 납부해야 할 세액을 법정 납부 기한까지 납부하지 않았을 때 부과되는데, 명의수탁자가 이미 일부 또는 전부를 납부한 경우에는 그 기납부된 세액 부분에 대해서는 명의신탁자에게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하지 않습니다(징세-380, 조심2010중1119). 즉,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가 납부한 세액을 공제한 후 실제로 추가 납부해야 할 세액에 대해서만 납부 지연 기간을 계산하여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부담하게 됩니다. 이는 이미 국고에 납부된 세액에 대해 이중으로 지연 이자 성격의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쟁점 6] 명의신탁 재산이 신탁자에게 환원된 경우

명의신탁되었던 부동산의 등기 명의를 다시 실질 소유자인 명의신탁자 앞으로 돌려놓는 경우, 즉 명의신탁 재산이 신탁자에게 '환원'되는 경우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 환원 등기가 양도 또는 증여에 해당하는지, 환원된 재산을 신탁자가 양도할 때 양도소득세 계산상 취득 시기를 언제로 보아야 하는지가 문제 됩니다.

(1) 우선,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 환원 등기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양도'에 해당하는지 또는 증여세 과세 대상인 '증여'에 해당하는지입니다. 판례와 예규는 일관되게 명의신탁 관계를 해소하고 실질 소유자인 신탁자 명의로 등기를 회복하는 것은 새로운 양도나 증여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서면5팀-232, 서면4팀-2203, 서면상속증여2020-1560, 서면상속증여2019-213). 이는 자산의 유상 또는 무상 이전을 통한 실질적인 소유권 변동이 아니라 등기부상 명의와 실체적 권리관계를 일치시키는 행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즉, 원래 자신의 소유였던 부동산의 등기 명의를 찾아오는 과정이므로, 양도소득세나 증여세 과세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등기 원인이 '명의신탁 해지'가 아닌 '증여' 등으로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실질이 명의신탁 재산의 환원이라면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습니다(서면상속증여2020-1560). 법원 판결(의정부지법2023구합11608)에서도 명의신탁된 부동산의 처분 대금이 신탁자에게 귀속된 것은 증여가 아닌 명의신탁 재산의 환원이라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명의신탁 해지에 의한 환원인지, 아니면 다른 형태의 거래(증여 등)인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통해 판단해야 할 사항입니다(서면상속증여2019-213). 예를 들어, 종중이 명의신탁 재산을 환원받는 것은 과세 대상이 아니지만, 종중이 재산을 매각한 후 그 대금을 종중원에게 무상으로 분배하는 것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됩니다(서면4팀-2203).

(2) 다음으로, 명의신탁 재산이 신탁자에게 환원된 후 신탁자가 해당 부동산을 제3자에게 양도할 때 양도소득세 계산상 취득 시기를 언제로 보아야 하는지의 문제입니다. 즉, 명의신탁자 명의로 환원 등기된 시점을 새로운 취득 시기로 보아야 할지, 아니면 당초 명의신탁자가 실질적으로 해당 부동산을 취득했던 시점(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했던 시점 포함) 을 취득 시기로 보아야 할지 문제 됩니다. 이에 대해 국세청 예규(서면4팀-3372, 서일46014-10301, 서면4팀-651) 에서는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소유권이 환원된 부동산의 취득 시기는 소유권 환원 등기 시점과 관계없이 명의신탁자가 당초 해당 부동산을 실질적으로 취득한 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명의신탁 해지에 따른 소유권 환원이 새로운 취득이 아니라 실질적인 소유권 상태의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등기 명의만 회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명의신탁 기간을 포함한 전체 보유 기간을 기준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 여부나 세율 등을 판단하게 됩니다. 이는 부동산실명법에 따른 실명등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서일46014-10301).

- 맺음말 -

명의신탁된 부동산에 대해서는 실질과세 원칙에 따른 납세의무자 판단 문제, 미등기양도자산 해당 여부, 부과 제척기간 적용, 명의신탁자 과세 시의 기납부세액 처리 및 가산세 문제, 신탁 재산 환원 시의 과세 관계 등 다양한 양도소득세 과세 쟁점이 존재하며, 등기부상 명의자와 실질 소유자가 다르므로 세무조사나 불복 과정에서 납세자와 과세 관청간 다툼 또한 많은 영역입니다. 앞서 살펴본 내용을 참고하여 실무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