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원고는 소외 회사의 100% 주주이자 대표이사인데, 2006.8.1. 소외 회사 발행주식 전부(“이 사건 주식양도”)를 소외인(“주식양수인”)에게 105억원에 양도한 후 양도소득세 약 22억원를 신고․납부하고, 증권거래세도 신고․납부하였다.
• (2) 소외 회사의 재산은 3필지의 토지와 그 지상건물이 유일하였는데, 소외 회사는 원고와 주식양수인 간에 이 사건 주식양도 계약을 체결한 직후 위 부동산 전부(이하 “이 사건 부동산”)를 주식양수인에게 약 2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주식양도일과 같은 날에 주식 양수인에게 위 부동산을 매매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주었다.
• (3) 피고는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은 가장행위에 불과하고 실질은 소외 회사가 주식양수인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105억원에 양도한 것으로 보고, 105억원을 소외 회사의 2006 사업연도에 익금으로 산입하고 법인세 약 40억원을 부과처분하였다(“이전 법인세”).
• (4) 그리고 위 105억원이 대표이사였던 원고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아 원고를 소득자로 한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고, 이 사건 주식양도에 따라 원고가 기납부한 양도소득세 및 증권거래세는 원고의 민원에 따라 환급결정을 하였다.
• (5) 원고는 상여로 소득처분된 105억원에 대하여 2006년 귀속분 종합소득세를 35억원으로 신고하면서 환급결정받은 이 사건 주식양도에 대한 양도소득세 및 증권거래세 약 22억원과 충당하고 남은 잔액 약 13억원을 2006년 귀속 종합소득세로 납부하였다.
• (6) 한편, 소외회사가 2006 사업연도분 법인세 부과처분을 받고도 납부하지 않자 피고는 원고를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원고에게 소외회사에게 부과되었던 이전 법인세를 납부하라고 통지를 하였다(“이전 부과처분”).
• (7)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주식 양도계약이 가장행위 혹은 조세회피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전 소득금액변동통지서 및 이전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법원은 소득금액변동통지서에 대한 취소 청구는 각하하고, 이전 부과처분에 대해서는 “이 사건 주식 양도계약이 가장행위 혹은 조세회피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소외 회사가 주식양수인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105억원에 매도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이를 익금으로 산입한 것은 위법하다”고 하여 이전 부과처분을 취소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2015.3.26. 확정되었다.
• (8) 피고는 위 판결에 따라 원고에 대한 소득금액변동통지 및 제2차 납세의무자 지정결정을 각 취소하고 원고가 수정신고하여 납부한 2006년 귀속 종합소득세도 환급 결정하였다.
• (9) 이후 피고는 2015.5.6. 원고에게 당초 환급결정을 하였었던 이 사건 주식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를 결정 고지하였다(“이 사건 처분”).
• (10)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이 국세기본법에 따른 통상의 부과제척기간(5년)이 도과한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고, 이전 부과처분은 법인세에 관한 것인데 이 사건 처분은 양도소득세에 관한 것이므로 판결선고에 따른 특례제척기간의 적용대상도 될 수 없어 위법하다는 이유로 대상 사안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 특례제척기간은 납세자의 침해되는 권익보다 납세자에게 정당한 세액을 부담시켜야 한다는 공평과세의 요청이 강한 경우에는 과세관청의 이익을 위한 재처분이 정당화될 수 있음.
• 특례제척기간에 의한 재처분은 원칙적으로 동일한 과세단위 내에서 허용되어야 하지만, 당초처분과 재처분이 동일한 과세단위가 아니더라도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재결이나 판결에서 후속처분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보다 공평과세의 요청이 더 강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재처분을 허용할 수 있음.
• 이전 부과처분과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이 사건 주식 양도행위로 동일하고 법률적 평가만을 달리하였다는 점, 통상제척기간 내에 과세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사실 관계를 밝혀냈음에도 불구하고 과세권을 일실하게 되어 조세정의에도 심히 반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음.

• 특례제척기간 내에서 과세당국이 할 수 있는 재처분의 허용범위에 대해서는 납세자의 신뢰보호와 과세자료 일실의 문제 및 조세정의 실현을 위한 과세당국의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 사안에 따라 그 허용범위를 결정하여야 할 것임.
•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하고 그중에서도 예외규정 내지 특례규정은 더욱 엄격한 해석이 요구됨.
• 확정된 결정이나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는 그 쟁송대상이 되었던 과세단위에 제한될 뿐이고, 다른 과세단위에 관련된 판단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판단에 기판력이 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국세기본법」상 특례제척기간이 적용될 수 있는 “해당 결정․판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음.
• 이 사건에서는 이전 부과처분과 이 사건 처분은 과세대상거래 및 주된 납세의무자, 세목을 달리하고, 당초 원고가 양도소득세를 자진신고 납부하였음에도 피고가 이를 부인하고 이전 부과처분을 하였다가 이것이 취소되자 다시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경위에 비추어 조세정의 실현을 위한 납세당국의 필요성보다 납세자인 원고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이 더 크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에 대해서는 선행판결의 확정에 따른 특례제척기간의 적용이 허용되지 않음.

「국세기본법」에서는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대부분의 경우 신고기한)부터 경우에 따라 5년 내지 15년 동안 국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국세기본법 제26조의 2 제1항, “통상 제척기간”). 그러나 납세의무자의 불복청구가 있는 경우에는 통상 제척기간이 경과하였다고 하더라도 불복청구에 따른 판결 등이 확정된 때로부터 1년 이내에 처분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국세기본법 제26조의 2 제2항, “특례제척기간”).

이와 같이 부과제척기간이 판결의 확정 등 후발적 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다시 기산되는 특례제척기간에 관한 「국세기본법」 규정은 「국세기본법」에 부과제척기간에 관한 규정이 신설된 1984년부터 있어 온 규정으로, 그 이후에 상호합의 관련한 내용이 추가되고(동조 제2항 제2호 신설; 1993년), 경정청구와 관련된 내용이 추가되고(동조 제2항 제3호 신설, 2008년), 판결 등의 내용과 연동된 과세표준과 세액에 대해서도 특례제척기간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추가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동조 제2항 제1의 2호 신설; 2017년).
대상사안에서 쟁점이 되는 「국세기본법」상 특례제척기간 적용에 관한 조문은 다음과 같다.
특례제척기간의 적용에 있어서 그동안 대법원의 판단은 대체로 문언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하여 그 적용범위를 엄격하게 판단해 온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판례는 다음과 같다.

특례제척기간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과세권자로서는 당해 판결 또는 결정에 따른 경정결정이나 그에 부수되는 처분만을 할 수 있을 뿐이지 당해 판결이나 결정에 따르지 아니하는 새로운 결정이나 증액경정결정까지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님.

“당해 판결 등에 따라 필요한 처분”이라 함은 당해 판결 등에 의하여 대상처분이 변동되는 내용에 따라 감액경정하거나 그 처분이 단순히 절차상의 위법사유로 인하여 취소되는 경우에 그 하자를 치유하여 동일한 내용의 처분을 다시 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할 뿐이고, 쟁송과정 중에 과세표준의 증액사유를 발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부과권의 제척기간이 만료된 이상 당해 판결 등의 내용과는 달리 새로운 처분을 하거나 증액경정처분을 할 수는 없음.

확정된 결정이나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는 그 쟁송대상이 되었던 과세단위에 제한될 뿐이므로, 기간과세에 있어서 확정된 결정 또는 판결에서 다투어진 과세처분과 과세기간을 달리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특례제척기간이 적용되지 않음.
-> 다만, 이후 2017년에 「국세기본법」 제26조의 2 제2항 제1호의 2가 신설되면서 입법적으로 판결 등의 내용과 연동된 과세기간에 대해서는 재처분 가능하게 됨.

대상사안의 제1심 판결에서는 특례제척기간의 적용이 불가하다고 판단하면서 여러 이유를 들었는데, 그중 아래와 같이 판단한 부분이 눈에 띈다.
필자 나름대로 위 부분을 포함한 제1심판결의 판단 내용을 해석해 보면, 제1심 판결에서는 특례제척기간을 엄격하게 적용하여야 한다는 기존 대법원의 입장에는 동의를 하면서도 구체적 타당성을 기할 필요성 역시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위에서 인용한 판단이유를 풀어보면, 법적 안정성을 이유로 특례제척기간의 적용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오히려 과세관청으로 하여금 불복 중인 사건에 대해 “패소할 가능성”에 대비하여, 그 자체로 이중과세가 되어 다시 분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재처분을 하는 것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아 종국적으로는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 내지 재산권을 더욱 침해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으므로 원칙의 적용에 있어 예외를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인데, 과세요건이 되는 사실관계와 적용법조가 복잡해지고 납세자들의 불복청구도 증가하는 추세의 현 시점에서는 한번쯤 고민해 보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구체적 타당성을 기하여야 할 일반적인 필요성에 관한 제1심의 판단에는 공감하지만, 정작 이 사건의 경우에는 납세자가 스스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했으나 과세관청이 종합소득세를 부과하면서 납세자가 스스로 신고했던 양도소득세를 환급하였다가, 종합소득세의 부과가 취소되자 다시 양도소득세를 부과처분하였다는 점에서, 제1심이 지적하고 있는 구체적 타당성 측면에서 납세자에 대한 신뢰보호의 필요가 일반적인 경우보다는 높은 경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제2심판결과 대법원의 판결은 결론적으로 타당하다고는 생각된다. 제2심 판결에서는 위와 같은 이유를 판단이유에서 명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에서는 이 사건 처분이 이전 부과처분과 과세대상과 세목이 다르므로 “선행 확정판결에 따른 경정결정이나 그에 부수하는 처분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는 일반적인 원칙만을 다시 선언하고 있을 따름이어서, 특례부과제척기간의 적용에 있어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판단까지는 이르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다. 특히 대상사안의 대법원 판결은 그동안 학설상 대립이 있었던 특례부과제척기간의 물적범위(세목)에 대해서 “동일한 세목만 가능하다”는 법리를 선언한 최초의 판례가 된다는 점에서, 향후 과세관청에서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경우 세목을 달리하는 재처분”이 허용될 수 있도록 입법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위 3.(3)의 대법원 판결 이후 「국세기본법」 제26조의 2 제2항 제1호의 2가 신설된 것처럼 말이다. 또한 납세자의 불복청구가 인용될 경우를 대비하여 과세관청에서 예비적인 재처분을 하고 이에 대해 납세자가 구제를 받기 위해 다시 불복청구를 하는 상황이 늘어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대법원 판결의 판결이유가 후속 사례들에서 중요한 전거가 되는 만큼 대법원 판결의 이유가 개별 사례에 맞게 보다 상세하게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을 다시 한 번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