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민법 제1015조는 상속재산의 분할은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동상속인 상호 간에 상속재산에 관하여 협의분할이 이루어짐으로써 공동상속인 중 일부가 고유의 상속분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하게 되었다고 하여도 이는 상속개시 당시에 소급하여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받은 것으로 보아야 하고 다른 공동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상속재산분할에 따른 공동상속인간 상속재산 분배를 증여로 볼 수 없다고 일관되게 판시해왔다(대법원95누15087, 1996.02.09, 선고, 판결).

위 법리에 따르면 상속인들이 각자의 상속분에 따라 상속을 원인으로 한 상속세 및 취득세를 신고하고 난 뒤 상속재산의 분할이 있게 되면 최초 상속 시점으로 소급하여 상속을 받는 것으로 보기에, 상속재산분할로 인해 한번 공유관계가 청산된 상속재산을 다시 분할하는 상속재산재분할의 실질이 상속인들간 증여로 볼 여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증여로 보아 증여세, 취득세 등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입법자들은 1996. 12. 30. 법률 제5193호로 개정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1조 제3항을 통해 이 사건 규정과 동일한 규정을 (※ 다만, 위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1조 제3항은 “상속재산 재분할”이 아니라 “상속재산 분할”이라고 규정한 부분에서 이 사건 규정과 차이가 있다.) 증여세와 관련하여 마련하였고, 취득세에 있어서도 상속세 및 증여세에서와 마찬가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2014. 1. 1. 법률 제12153호로 지방세법을 개정하면서 이 사건 규정이 마련되었다.

법문상 이 사건 규정의 과세요건이 “각 상속인의 상속분이 확정되어 등기등이 된 후”, “상속재산을 협의로 재분할할 것”이라는 점은 명백해 보인다. 다만, “상속분이 확정되어 등기등이 된 후”를 해석함에 있어 상속등기가 있기만 하면 상속분이 확정된 것으로 볼 것인지, 협의하여 상속재산을 분할한 후 상속등기가 경료된 경우에만 상속분이 확정된 것으로 볼 것인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기존 법령이나 판례를 통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어 다툼이 있다.

이 사건에서는 상속분이 확정되어 상속재산에 대해 등기등이 되지 않더라도, 상속재산 협의분할 이전에 상속재산에 대한 “취득”이 있기만 하면 이 사건 규정에 따른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것인지 문제시 되었다.
대상판결은 “법정상속분 비율로 상속등기”를 하기로 합의하여 이 사건 각 이전등기를 마쳤다면, 원고들은 이로써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법정상속분대로 “취득”한 것이므로, 그 이후 상속재산 협의분할에 따라 상속분에 증감이 있으면 이를 증여로 보아 새로운 “취득”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사건 규정의 입법취지에 아래와 같은 사정을 살피면 상속재산 협의분할 이전 원고들이 상속재산을 취득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규정에 따른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된다고 볼 수 없는바, 이와 다른 견지에 선 대상판결은 위법하다고 본다.

① 상속재산분할은 상속개시 시로 소급효를 가지므로(민법 제1015조), 공동상속인 상호 간에 상속재산에 관하여 협의분할이 이루어짐으로써 공동상속인 중 일부가 고유의 상속분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하게 되었다고 하여도 이는 상속개시 당시에 소급하여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받은 것으로 보아야 하고 다른 공동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없는바(대법원 1996. 2. 9. 선고 95누15087 판결), 상속재산분할에 따라 상속분이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상속”에 의한 취득이 되므로, 최초 상속 당시와 달리 별도의 “취득”이 다시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없음. 다만,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상속분이 확정된 뒤 상속재산을 분할하는 것이 상속인들간 증여의 실질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상속분이 확정된 후 상속재산을 재분할하는 경우 이를 증여로 보아 취득세를 과세하기 위해 이 사건 규정이 마련된 것 일뿐임. ② 상속재산의 분할은 상속개시로 인하여 생긴 공동상속인간에 있어서의 상속재산의 공유관계를 종료시키고, 상속분에 따라 그 배분귀속을 확정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청산행위임. (※주식민법(2015). 한국사법행정학회, 김주수, 김상용, 제5편 상속 제1장 상속 476면) ③ 대법원은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상속이 개시되어 공동상속인 사이에 잠정적 공유가 된 상속재산에 대하여 그 전부 또는 일부를 각 상속인의 단독소유로 하거나 새로운 공유관계로 이행시킴으로써 상속재산의 귀속을 확정시키는 것”이라고 판시한바 있음(대법원2000다51797, 2001.02.09, 선고, 판결). ④ “상속분이 확정되어 등기 등이 된 후”, “상속재산재분할에 따른 취득”이 이 사건 규정의 과세대상 행위인 점을 고려하면, “상속분이 확정되어 등기 등이 된 후”란 “상속인들간 청산행위인 상속재산분할에 따라 확정된 상속분대로 등기등이 된 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함.

위 사건에서는 원고들이 상속등기에 합의하고 상속등기를 하였다는 사정으로 상속분이 확정되었다고 볼 수 있을지, 그렇지 않다면 상속재산 협의분할 등 상속분을 확정짓기 위한 절차가 있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상속분이 확정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해 다툼이 이루어졌다. 대상판결은 원고들이 잠정합의서를 통해 법정상속분대로 상속등기를 경료하기로 하였으므로 상속분의 확정, 즉, 상속재산에 관한 분할이 있었다고 전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점을 살피면, 원고들은 상속등기를 통해 상속재산을 분할한 것이 아니라 공동상속인으로서 상속재산을 공유하고 있던 사실을 공부상 드러낸 것에 불과한바, 상속등기가 있었던 사정만으로 상속분이 확정되었던 것으로 볼 수 없다.

① 법정상속분에 따른 상속등기는 보존행위로서 상속재산이 공동상속인들의 공유상태에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증거가 될 수 있을 뿐, 공동상속인들간 상속재산의 공유관계를 청산하는 상속재산분할이 있었다는 증거에 해당하지 않음. ② 법정상속분에 따른 상속등기 신청 시에는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등기 신청 시와 달리 상속재산분할협의서가 첨부되지 않음. ③ 공동상속인 중 1인이 공유자의 지위에서 보존행위로 전체 상속인들을 위해 법정상속분대로 상속등기를 경료한 뒤 협의에 의해 상속재산을 분할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상속등기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상속재산의 분할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그 상속재산분할이 최초 분할이므로 증여세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바 있음(대법원2001두441, 2002.7.12. 선고, 판결). ④ 공유물의 보존행위에 불과할뿐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상속등기를 공동상속인들이 합의하에 경료하는 경우와 상속인 중 1인이 단독으로 경료하는 경우를 달리 보아 과세할 하등의 이유가 없음. ⑤ 이 사건 상속등기 당시 원고들 간 상속재산분할 심판 과정에서 상속재산의 범위 및 상속인별 특별수익 등에 관해 지속적인 다툼이 있었음. ⑥ 이 사건 규정 단서에서 열거하고 있는 상속재산의 재분할에 따른 증여의제의 예외사유들을 고려하더라도 상속등기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속분이 확정된 것으로 볼 수 없음. [※거의 동일한 예외조항이 있었던 증여세 관련 사건에서 대법원은 위 예외사유에도 불구하고 공동상속인 중 1인이 단독으로 경료한 상속등기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속분이 확정되어 등기 등이 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바 있음(대법원2001두441, 2002. 7. 12. 선고, 판결) ]

위 사건에서 피고는 상속등기 후 상속인들이 상속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차입하였으므로 상속등기 이전 상속분이 확정되었다는 주장을 개진하였다.
대상판결은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들이 자신들의 소유권을 전제로 하는 법률관계를 형성하기 위하여 관련 상속재산분할 사건이 진행 중임에도 법정상속분에 따라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하고자 협의한 것이고, 그와 같은 소유권 취득에 기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담보대출을 받거나 미납 세액을 납부하기도 한 것이므로 상속등기는 법정상속분에 따라 상속재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고자 하는 원고들의 의사에 기한 것으로서, 이는 실질적 의미의 협의분할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판단하였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을 살피면, 원고들이 실질적 의미의 협의분할에 나아갔음을 전제로 한 대상판결의 결론에 동의하기 어렵다.

① 원고들이 각자의 상속지분에 관한 처분행위에 나아간 것이 아니라 원고별 상속분이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전체 상속인들의 지분 총계를 담보로 제공한 것에 불과 ② 원고들이 상속과 관련한 채무 및 세금 등의 납부를 위해 상속 부동산들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합의하였을 뿐, 실질적 의미의 상속재산분할에 나아가지 아니함. ③ 상속등기 후, 잠정처분 합의서에 명시되지 아니한 이후의 사정으로 원고 1이 일부 상속재산에 대한 원고들 지분 일체를 담보로 제공하고 개인적 채무를 차용한 것은, 원고별 상속분이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원고들이 상속재산을 담보로 제공하여 원고 1에게 자금을 차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일뿐 상속분 확정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님. ④ 상속분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면 경험칙상 공동재산에 대하여 담보를 제공하지 않고 원고 1 개인의 지분이 담보로 제공되었을 것임.

법문상 “상속분이 확정되어 등기 등이 된 후”란 “상속인들간 청산행위인 상속재산분할에 따라 확정된 상속분대로 등기등이 된 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마땅하다. 상속등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특별수익, 기여분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상속분이 확정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상속재산 협의분할 등의 절차를 통해 상속분이 확정되었다는 엄격한 증명이 없는 상황에서 상속분이 확정되었다고 볼 수 없는 까닭이다.

위 사건에서 원고들이 상속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아 상속채무 등의 변제에 활용한 것은 사실이나, 각자의 상속분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속인 전체 지분의 합계를 담보로 제공하는 등의 처분행위에 나아갔을뿐 각자의 상속분이 확정되었음을 전제로 처분행위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상속등기 당시 원고들이 상속재산분할과 관련해 치열한 다툼을 이어가고 있었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상속등기가 “상속분이 확정되어 등기 등이 된”것으로 볼 수 없는바, 이를 간과한 대상판결은 결론에 있어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납세의무자와 과세관청간 불필요한 다툼이 종결될 수 있도록, 위 사건에 관한 상고심에서 이 사건 규정의 과세요건 및 상속분의 확정의 법률적 의미에 관한 명확한 판단이 내려지기를 기대해 본다. 대법원에서 대상판결이 파기되지 않는다면, 상속재산분할 다툼 중에 상속재산의 유지 및 관리를 위해 부득이 법정상속분에 따라 상속등기에 나아갔다가 상속재산분할 심판 절차의 결과에 따라 상속재산을 분할하는 경우, 상속인들간 상속분이 최초로 확정되었음에도 취득세를 두 번 납부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명확히 법령이 개정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