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신탁세제 개편 과제에 관한 소고
저자 김병일 - 교수, 강남대학교 경제세무학과 등록일 2017.11.01
머리말
우리나라의 경우 신탁에 관한 기본적인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신탁법은 1961년 12월 법률 제900호로 제정ㆍ시행되었다. 그 후 1997년, 2000년 및 2005년에 걸쳐 3차례의 개정이 있었으나 전부 다른 법률의 개정에 의한 것이므로 실질적인 개정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2011년 7월 25일 법률 제10924호(시행 2012.7.26.)로 처음 신탁법이 전면 개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개정신탁법의 개정이유는 사해신탁(詐害信託) 취소소송의 요건 및 수탁자의 의무를 강화하고 수익자의 의사결정방법 및 신탁당사자 간의 법률관계를 구체화하며 신탁의 합병ㆍ분할, 수익증권, 신탁사채, 유한책임신탁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등 1961년 제정 이래 내용개정이 전혀 없었던 현행법에 변화된 경제현실을 반영하고 신탁제도를 글로벌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기 위하여 현행법 체계를 전면적으로 수정함으로써 신탁의 활성화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2006년 12월 15일 신탁법이 실로 84년만에 대대적으로 개정되어 개정된 신신탁법이 2007년 9월 30일 시행되었다. 신신탁법의 제정에 의해 새로운 유형의 신탁이 창설되는 등 다양한 신탁의 이용형태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가 정비되고 다양한 유형의 신탁이 가능하게 되었다. 신탁법의 개정에 발맞추어 세제개정도 행하여져 개정 신탁세제 또한 신신탁법의 시행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이와 같이 신탁법이 전면 개정되어 자기신탁, 수익자연속신탁 등 새로운 신탁의 유형이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응한 신탁세제의 개편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고는 신탁법 전면 개정에 대응한 신탁세제의 개편과제에 관하여 간단히 살펴보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개정 신탁법 시행과 그 후, 신탁세제의 개정 및 판례 동향
1. 개정 신탁법의 주요 내용
개정신탁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종전 법은 “재산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 적극재산 외 소극재산이나, 적극ㆍ소극재산이 일체로 된 영업 등이 신탁재산으로 될 수 있는지 논란이 있었으나, 개정법에서는 “재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소극재산도 신탁재산임을 분명히 하고, 영업의 일체나 저작재산권의 일부가 신탁재산이 될 수 있음을 명문화하는 등 신탁재산의 범위를 확대하였다. ② 위탁자가 스스로 수탁자임을 선언하는 방식으로 신탁을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집행면탈 목적으로 남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정증서 작성을 효력발생요건으로 하였다. ③ 신탁을 둘러싼 법률관계의 불안정성을 제거하기 위해 수탁자가 유상으로 신탁을 인수하거나 수익자가 유상으로 수익권을 취득한 경우 수탁자와 수익자가 선의이면 취소소송이 인용되지 않도록 사해신탁 취소소송 요건을 강화하였다. ④ 수탁자의 충실의무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충실의무의 기본전제가 되는 신탁재산과 고유재산의 분별관리의무를 구체화하였다. ⑤ 수탁자가 여럿인 경우 업무처리를 공동으로 하도록 하되, 신탁행위로 달리 정한 경우에는 예외로 하였으며, 제3자에 대한 채무는 수탁자가 연대하여 책임지되, 과실 없는 수탁자는 면책 가능하도록 하였다. ⑥ 위탁자 사망시에 수익권을 취득하는 수익자를 미리 지정하거나, 수익자로 지정하되 위탁자 사망시에 비로소 수익권을 취득하는 것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유언대용신탁(遺言代用信託)을 신설하여 신탁이 상속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수익자 사망시 그 뒤를 이어 제3자가 자동적으로 수익자가 되도록 하는 수익자연속신탁을 신설하여 기업경영의 후계자 확보, 재산의 불균등 상속을 가능하게 하는 등 상속재산 관리의 자율성을 확대하고자 하였다. ⑦ 기타 수익권의 제한 금지 규정 신설, 수익권 양도 규정의 정비, 신탁관리인 제도의 확대 개편, 수익자가 다수인 경우의 법률관계 명확화, 수익자의 취소권과 유지청구권 부여에 의한 수익자 보호, 수익권의 증권화, 신탁채권의 발행 허용 등에 의하여 수익자의 권리ㆍ의무를 현대화하였다. ⑧ 또한 합의에 의한 신탁변경의 허용, 수익권매수청구권 도입, 신탁의 합병과 분할, 합의에 의한 신탁의 종료와 청산 등 신탁의 변경과 종료 방법의 구체화 및 다양화를 모색하였다. ⑨ 끝으로 수탁자는 신탁채무에 대해 고유재산으로도 무한책임을 져야하는 것이 원칙이나, 상사신탁에서는 신탁의 부실이 수탁자의 파산으로 이어지는 불합리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므로, 수탁자가 안심하고 신탁을 맡고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고유재산이 아닌 신탁재산만으로 신탁채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유한책임신탁 제도를 새롭게 도입하였다.
2. 개정신탁법 시행 후 신탁세제의 개정 및 판례 동향
2012년 7월 26일 개정신탁법이 시행된 이후 신탁세제의 개정내용은 한정적으로 이루어졌다. 신탁 관련 규정이 있는 소득세법, 법인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이라 함) 및 지방세법의 경우와 신탁관련 규정이 없는 부가가치세법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1)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 「소득세법」 제2조의2(납세의무의 범위) 제6항에서 “신탁재산에 귀속되는 소득은 그 신탁의 수익자(수익자가 특별히 정해지지 아니하거나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신탁의 위탁자 또는 그 상속인)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법인세법 또한 같은 법 제5조(신탁소득) 제1항에서 “신탁재산에 귀속되는 소득은 그 신탁의 이익을 받을 수익자(수익자가 특정되지 아니하거나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신탁의 위탁자 또는 그 상속인)가 그 신탁재산을 가진 것으로 보고 이 법을 적용한다”고 하여 신탁법 개정된 후에도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상 신탁관련 규정은 개정된 바가 없었다.

(2) 상증세법 피상속인이 신탁한 재산(피상속인이 신탁으로 인하여 타인으로부터 신탁의 이익을 받을 권리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이익에 상당하는 가액)은 상속재산으로 본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상증세법」 제9조는 개정된 바가 없다. 다만, 2015년 12월 15일 「상증세법」 제33조의 신탁이익의 증여 조항 및 2017년 2월 7일 신탁의 이익을 받을 권리의 평가 조항인 같은 법 시행령 제61조가 개정되었다. 즉, 신탁의 이익을 받을 권리에 대한 계산방법이 1) 원본과 수익의 이익의 수익자가 동일한 경우에는 상증세법에 의하여 평가한 신탁재산의 가액에 대하여 수익시기까지의 기간 및 수익의 이익에 대한 원천징수세액상당액 등을 감안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에 의하여 환산한 가액을 말한다.
2) 원본과 수익의 이익의 수익자가 다른 경우 중 ① 원본의 이익을 수익하는 경우에는 평가기준일 현재 원본의 가액에 수익시기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다음의 계산식에 따라 계산한 금액의 합계액이며, 다음의 산식에서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이자율”이란 연간 1,000분의30을 말한다.
② 수익의 이익을 수익하는 경우에는 평가기준일 현재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추산한 장래에 받을 각 연도의 수익금에 대하여 수익의 이익에 대한 원천징수세액상당액 등을 고려하여 다음의 계산식에 따라 계산한 금액의 합계액이다. 여기서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추산한 장래 받을 각 연도의 수익금”이라 함은 평가기준일 현재 신탁재산의 수익에 대한 수익률이 확정되지 아니한 경우 원본의 가액에 1,000분의30을 곱하여 계산한 금액을 말한다.
이와 같이 평가조항의 개정으로 신탁의 이익 평가액 산정시 이자율을 종전의 10%에서 3%로 대폭 낮추어 현실화하였다. 이에 따라 재산평가 금액이 커져 세부담이 증가하게 되었다.

(3) 지방세법 2014년 1월 1일 「지방세법」 제107조 제1항 제3호의 개정으로 신탁재산에 대한 재산세 납세의무자를 위탁자에서 신탁재산의 소유자인 수탁자로 변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신탁법 해석상 위탁자에 대한 재산세임을 이유로 법률상 소유자인 수탁자의 신탁재산 체납처분을 통한 재산세 등 당해세의 징수가 불가능 했던 문제점이 해소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신탁재산에 대한 납세의무자를 위탁자에서 수탁자로 변경한 지방세법 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15헌바185, 2016.2.25. 결정 등).

(4) 부가가치세법 부가가치세법에는 신탁관련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해석에 의존하고 있다. 자익신탁에 대해서는 대법원이나 과세당국 모두 위탁자를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로 보고 있다. 그러나 타익신탁에 대해서는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수탁자를 납세의무자로 판시(대법원 2012두22485, 2017.5.8. 판결)하여 실질적 지배력의 이전여부에 따라 수익자를 납세의무자로 보아 온 과세당국과 다른 견해를 제시하였다. 이에 정부는 2017년 8월 2일 위탁자를 부가가치세법상 납세의무자로 규정하는 세법개정안을 마련한 바 있다. 대법원과 과세당국의 입장이 달라 신탁관련 당사자들에게 법적 안정성을 훼손시킬 가능성이 있다.
신탁세제의 개편 과제
1. 신탁세제의 체계적인 검토 및 정비 필요
신탁은 앞으로 광범위하게 동시에 다양한 형태로 이용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발맞추어 신탁세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예컨대 법인의 사업에 유사한 형태의 자기신탁을 활용함으로써 법인세를 실질적으로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은 아닌지 또는 유언에 의해 수익자의 정함이 없는 신탁이 설정된 경우 상속세의 회피와 연결되는 것은 아닌지, 그 밖에도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의 신탁이 설정된 경우 세제로서 대처할 수 없는 과세관계가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행 신탁소득 과세제도를 체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의 경우 ‘「소득세법」 제2조의2 제6항에서 신탁소득의 납세의무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수익자과세원칙을 천명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7조 제1항 제5호에서 집합투자기구로부터의 이익’을 배당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다. 신탁업을 경영하는 자는 각 과세기간의 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신탁재산에 귀속되는 소득과 그 밖의 소득을 구분하여 경리하는 등 신탁소득금액의 계산은 같은 법 시행령 제4조의2에서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같은 법 제4조 제2항에서 “제1항에 따른 소득을 구분할 때 제17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집합투자기구 외의 신탁의 이익은 「신탁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수탁자에게 이전되거나 그 밖에 처분된 재산권에서 발생하는 소득의 내용별로 구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법 제12조 제1호에서는 ‘ 「공익신탁법」에 따른 공익신탁의 이익’을 비과세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현행 세법상 신탁에 관한 관련 조문이 산재되어 있어 앞으로 신설될 다양한 신탁 유형에 유연히 대처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소득세법, 법인세법에서 기존의 신탁유형과 새로이 신설될 신탁유형을 신탁의 내용, 특성 및 신탁과세이론에 적합하게 분류하여 이에 상응하는 신탁세제의 체제를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일본 소득세법의 경우 제2조(법인세법의 경우에도 제2조)에서 신탁과세대상이 되는 신탁의 종류마다 용어의 정의를 하고 동법 제13조에서 신탁의 내용 및 형태 등에 따라 수익자과세, 분배시과세 및 신탁단계법인세과세로 나누어 규정하고 같은 법 제67조의3에서 신탁소득금액의 계산에 관한 근거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2. 새로운 유형의 신탁에 대응한 세제의 마련
(1) 목적신탁 「신탁법」 제2조에서는 “특정의 목적을 위하여”신탁을 설정할 수 있고, 같은 법 제3조 제1항은 “특정의 목적을 위한 신탁”은 신탁선언으로 신탁을 설정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면서 ‘사익목적신탁’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비공익목적 등을 위하여 수익자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 유용한 신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수익자가 존재하지 않는 신탁의 경우에도 신탁으로부터 소득이 발생하므로 이에 과세를 하여야 할 것이다. 수익자의 정함이 없으므로 위탁자나 그 상속인에게 과세해야 할 것으로 일반적으로 생각되나 유언에 의한 신탁이 행해진 경우 위탁자 자신은 신탁이 발행된 순간에 사망한 상태이므로 해당 위탁자에게는 과세할 수 없다. 그리고 상속인이 위탁자의 지위를 승계할 수 없는 경우에는 상속인에게도 과세할 수 없다. 따라서 소득의 귀속자인 수탁자에게 과세하여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수익자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법인과세신탁의 한 형태로 된다. 또한 신탁설정시점에 수탁자에 대하여 수증익이 과세된다. 그 후 수익자가 출현한 경우 법인과세신탁은 해산된 것으로 간주되지만 그 경우에도 청산소득에 대해서는 법인세가 과세되지 않는다(일본 「법인세법」 제92조). 한편, 수익자는 그 장부가에 의해 신탁재산을 인계하지만 이미 수증익과세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수증익과세가 행하여지지 않는다(일본 「법인세법」 제64조의3 제3항 및 제4항).

(2) 자기신탁 신탁법상 위탁자가 스스로 수탁자가 되는 것, 즉 개인이나 기업이 재산을 자신에게 신탁하는 자기신탁 또는 신탁선언을 허용하고 있다. 예컨대, 리스회사가 대출채권을 스스로 신탁하여 채권 대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수익권)을 투자가에게 판매함으로써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즉 지금까지는 수탁자는 신탁은행이 일반적이었지만 자기신탁의 경우에는 신탁은행에 의존함이 없이 채권을 유동화하는 것이 가능해지므로 적은 비용으로 채권을 현금화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신탁은 위탁자와 수탁자가 동일인이라는 점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자기신탁만을 별도로 취급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개인이 자기신탁을 하는 경우에는 해당 신탁재산은 어디에도 이전되는 것이 아니며, 법인이 자기신탁을 하는 경우에는 「법인세법」 제2조 29호의2에 의거 법인과세가 행해지기 때문에 자기신탁만을 들어 세제상의 조치를 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3) 수익증권발행신탁 종전 신탁법 하에서 수익권을 기명증권 또는 무기명증권에 표창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견해와 권리에 관한 유가증권은 법률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전제하에서 이에 관한 규정이 없어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었는 바, 그 근거규정을 마련함으로써 이러한 견해의 대립을 입법적으로 해결하였다. 수익증권을 발행에 의해 증권의 유통성이 제고되기 때문에 일반 투자가로부터 자금조달이 용이하게 된다.
수익증권발행신탁의 수익분배에 관한 과세상의 취급에 대하여 수익자가 개인인 경우에는 그 수익의 분배는 배당소득으로, 수익증권의 양도에 의한 소득은 주식 등과 관련된 양도소득으로서 소득세가 과세되어야 할 것이다. 수익자가 법인인 경우에는 그 수익의 분배는 각사업연도의 소득금액 계산시 익금에 산입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수탁자가 세무서장의 승인을 얻고, 해당 신탁에 관계되는 이익유보비율이 신탁원본총액의 1,000분의25를 넘지 않고, 신탁수익분배의 계산기간이 1년을 초과하지 않을 경우에는 특정수익증권발행신탁이라 하여 수익자에게 신탁의 수익이 분배될 때에 소득세 또는 법인세가 과세된다.

(4) 유언대용신탁 및 수익자연속신탁 유언대용신탁의 경우에는 고령자나 장애인의 재산관리를 위한 신탁이나, 부모사망 후 장애인 등 보호가 필요한 자의 부양을 위한 신탁 등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수익자연속신탁은 생존배우자나 그 밖의 친족의 생활을 보장할 필요가 있거나 개인기업 경영, 농업경영 등에 유능한 후계자를 확보하기 위하여 공동균분상속과는 다른 재산승계를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
이 경우 최초의 수익자는 위탁자로부터 증여에 의해 취득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그 위탁자였던 자의 사망에 기인하여 최초의 수익자가 된 경우에는 유증에 의해 취득된 것으로 보아 상속세가 과세되어야 할 것이다. 제2의 수익자도 최초의 수익자로부터 증여에 의해 취득한 것으로 보아야 하며, 최초의 수익자인 자의 사망으로 다음의 수익자로 된 경우에는 유증에 의해 취득된 것으로 보아 과세하여야 할 것이다. 그 이후의 수익자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과세된다. 법인이 법인에게 수익자가 연속하는 경우에는 최초의 법인에 대하여는 기부금으로 취급되고, 수익권을 취득한 다음의 법인에 대해서는 수증익으로 과세된다.
그리고 수익권이 이전하는 경우에 연속하여 지정된 자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불특정다수에 의한 거래가액이 존재하지 않든가 아니면 통상의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해당 수익권이 통상의 사장가격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상증세법상 신탁이익의 평가방법은 소득개념에 기초한 원본과 수익의 취득자(수익자)를 기준으로 산정한 각 평가액의 합계액을 상속가액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탁은 상속목적상 신탁이익이 동일한 재산을 연속하여 수익권을 승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서, 상속재산인 신탁이익을 소득개념이 아닌 무상이전자(위탁자)를 기준으로 승계하는 재산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3. 조세회피방지방안
법인의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사업부문을 떼어내어 이를 신탁으로 할 경우 법인세를 면탈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세회피를 방지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예컨대, 법인이 위탁자로 되는 신탁 중 중요사업의 신탁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는 해당 수탁자의 고유재산에서 발생한 소득과 구별하여 신탁단계에서 과세를 함으로써 이를 방지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법인과세신탁 중 법인의 사업을 신탁하고 법인의 주주 등이 수익권의 과반수를 차지한다든가, 법인의 특수관계자가 수탁자이고 존속기간이 20년을 넘는 경우에는 신탁단계에서 법인세를 과세한다. 즉 법인이 위탁자로 되는 일정한 신탁에 대하여 위탁자에게 법인세를 과세하는 소위 법인과세신탁을 들 수 있다. 법인과세신탁이란? 법인이 위탁자로 되는 신탁 중 다음의 유형에 해당하는 것에 대하여 법인세의 회피를 방지하는 관점에서 그 수탁자에 대하여 수탁자의 신탁재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하여 법인세를 과세하는 제도를 말한다.

첫째, 법인의 중요사업을 신탁으로 분리하는 유형이다. 이 경우 수탁자에 대하여 신탁사업에 관련되는 법인세를 과세하는 취지는 법인이 본래 영위하고 있던 사업이 신탁되어 수익권이 그 주주에게 교부된 경우 신탁된 사업에 귀속되어져야 하는 수익이 주주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간주되면 사업수익에 대한 법인세가 과세되지 않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둘째, 법인이 해당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장기간 자기를 수탁자로 하는 신탁을 설정하는 유형이다. 이는 사업체의 법형식이 변경된 것일 뿐 사업의 실체는 변경되지 않는 것이므로 과세상으로는 법형식의 변경을 무시하고 종전대로 법인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조세회피부인의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셋째, 법인이 손익분배를 조작하기 위하여 자기신탁 등을 설정하는 유형이다. 자기신탁 등으로 수익권을 자회사 등에게 취득시켜 사업의 이익을 자회사 등으로 변환하는 경우에는 적자인 자회사 등에 흑자인 신탁의 이익을 귀속시켜 손익통산에 의해 법인세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
4. 국세조세 관련사항
세법상 신탁관련규정은 신탁법을 기반으로 하여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하는 신탁이 우리 신탁법을 준거로 한 신탁의 성격을 가지지 않는 경우에는 외국신탁에 대한 과세관계에 대하여 쉽게 판단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가 기대된다. 특히 외국신탁과 관련하여 거주지 문제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신탁관계의 당사자로서는 위탁자, 수탁자, 수익자, 신탁재산의 소재지 4가지를 생각할 수 있고 이들이 각각 다른 국가에 존재하는 경우 신탁의 거주지가 어디로 될 것인가가 문제로 된다. 가령 경제관계에 착안하여 수익자의 거주지라 해석하더라도 수익자가 다수 존재하고 서로 다른 국가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다.
5. 국세기본법 관련사항
수탁자의 변경에 의해 신탁에 관한 권리의무가 승계된 경우 수탁자가 지는 신탁재산책임부담채무로 되는 국세의 납세의무도 신수탁자가 승계하게 된다. 수탁자의 변경이 있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임무종료수탁자가 부담하는 신탁재산책임부담채무로 되는 국세의 납세의무에 대해서도 그 신탁사무를 인계받은 수탁자가 승계하게 된다. 그리고 신탁이 종료한 경우에는 청산수탁자에 의해 신탁의 청산이 행하여지지만 신탁에 관련된 채무를 변제한 후가 아니면 잔여재산을 잔여재산수익자 등에게 급부할 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세가 미납인 상태인 때에는 청산수탁인 및 잔여재산수익자 등은 제2차 납세의무를 져야 할 것이다.
6. 국세징수법 관련사항
신탁재산에 속하는 재산에 대한 체납처분이 집행된 후에 수탁자가 변경되어 신수탁자가 취임할 경우 또는 수탁자인 법인의 분할에 의해 분할승계법인이 수탁자로서의 권리의무를 승계한 경우에는 그 재산에 대하여 체납처분을 속행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신탁을 설정한 경우에는 수탁자가 선의인 경우에도 채권자가 사해신탁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조세채권자인 국가 등은 사해신탁을 취소한 후에 압류를 행하게 된다.
7. 기타사항
위에서 언급한 사항 이외에도 공익신탁규정의 목적신탁규정과의 통합문제, 부가가치세, 종합부동산세, 인지세, 지방세 등 전반의 세목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맺음말
신탁법의 개정으로 신탁과세의 구조를 재검토ㆍ재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기존의 신탁유형과 새로이 신설될 신탁유형을 신탁의 내용, 특성 및 신탁과세이론에 적합하게 분류하여 이에 상응하는 신탁세제를 체계적으로 정비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에 신탁법을 전면개정하고 신탁세제를 개편한 일본의 제도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신탁재산을 수탁자, 위탁자 또는 수익자와 다른 별개의 납세의무자로 삼아 신탁재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하여 과세하는 미국의 제도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둘째, 새로운 유형의 신탁인 수익증권발행신탁, 수익자의 정함이 없는 신탁(목적신탁), 법인인 위탁자가 스스로 수탁자가 되는 신탁(자기신탁), 수익자연속형신탁 및 신탁의 병합ㆍ분할에 대응하기 위한 과세관계를 명확히 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종래부터 신탁이라 함은 “nobodys property”라고 불리우고, 그 소유권의 권능이 분산되는 것이 신탁의 이점이지만, 그 배후에 신탁은 소득이나 재산은폐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염려된다. 특히 수익자를 지정하지 않는 목적신탁이나 위탁자가 수익자를 겸하는 자기신탁의 경우 법인에 있어서 법인분할과 동일하게 이용될 가능성이 있고, 과세관계가 다양화질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조세공평의 관점에서 신탁을 이용한 조세회피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되 경제활성화를 위하여 활용되는 신탁의 이용이 억제되지 않도록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제도 중 법인과세신탁의 도입문제 등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국제신탁의 과세관계에서는 수익자의 거주지국, 위탁자의 거주지국, 소득의 원천지국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국제적 신탁의 이론적 검토와 규정의 정비 또한 게을리 해서는 아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