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다. 기상 관측이래 최고로 더운 날씨라고 한다. 법률문제와 관련하여 올해 더위만큼이나 뜨거운 이슈가 있다. 소위 김영란법으로 알려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이 법의 추진배경으로 ①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라는 헌법적 가치의 실현과 ②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의혹과 불신을 제거하여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고 ③ 국제사회의 반부패 평가향상 및 국가경쟁력 제고하며 ④ 비윤리적인 부패영역의 축소와 ⑤ 스폰서, 떡값 등 대가와 결부되지 않은 기존 부패행위 통제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⑥ 뿌리 깊은 청탁관행과 고질적인 접대문화로 대표되는 우리사회의 ‘부패 유발적 사회문화’요인의 개선 등을 들고 있다. 그리고 권익위는 이 법의 제정취지로 부패 빈발 분야의 부정청탁행위를 제제하고 부정청탁 방지를 통해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며, 동시에 공직자 등이 신고 등 절차를 따를 경우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책임으로부터 선량한 공직자 등을 보호함으로써 공직자 및 공적 업무 종사자의 보호 또한 그 제정취지라고 하고 있다. 한편, 청탁금지법은 제정 과정에서 수많은 위헌 논란과 더불어 공직사회의 경직과 위축을 초래하고, 국민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 등이 심각할 것이라는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회 입법 과정에서 언론사 및 각급 학교 등이 적용대상으로 추가 되었고, 2016년 7월 28일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을 계기로 법률시행의 정당성과 추진력 또한 확보하게 되었다. 청탁금지법은 다섯개의 장, 24개의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총칙은 이 법의 목적 및 적용 대상 등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고, 제2장 및 제3장은 이 법의 핵심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부정청탁의 금지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제4장은 부정청탁 등 방지에 관한 업무의 총괄을 하고 있는 권익위의 업무와 신고 등 관련 행정 사항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제5장은 이 법을 위반한 경우에 처해질 수 있는 징계 및 벌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법의 적용대상자는 ‘공직자 등’인데, 이에는 공무원(다른 법률에 따라 공무원으로 인정된 사람 포함：사법연수원생, 공중보건의사, 청원경찰 등), ｢공직자윤리법｣ 제3조의2에 따른 공직유관단체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기관의 장과 그 임직원 등의 공직유관단체의 장과 임직원, 각급 학교의 장과 교직원 및 학교법인의 임직원, 언론사의 대표자와 그 임직원 등의 공적 업무 종사자 등이 포함된다. 한편, 공직자 등의 배우자는 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한 금품 등 수수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배우자 또한 이 법의 적용대상자이다. 아울러 각종 법령에 따라 설치된 위원회의 공직자 등이 아닌 위원, 법령에 따라 공공기관의 권한을 위임·위탁받은 법인·단체 또는 그 기관이나 개인, 공무수행을 위해 민간부분에서 공공기관에 파견 나온 사람, 법령에 따라 공무상 심의·평가 등을 하는 개인 또는 법인·단체 등과 같은 공무수행사인의 경우에도 이 법 제5조부터 제9조까지를 준용하고 있으므로 이들 또한 이 법의 적용대상자이다. 나아가 일반인은 공직자 등에게 부정청탁을 하거나 수수 금지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하여서는 아니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처벌되기 때문에 이 법의 적용대상자에 해당한다. 결국 이 법의 적용대상자는 공직자 등, 공직자 등의 배우자, 공무수행사인만이 아니라 일반인을 포함하는 전 국민이 대상이고, 외국인도 위반행위를 국내에서 한 경우에는 이 법의 적용대상에 해당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혈연·지연·학연 등으로 인한 청탁관행이 부패의 주요 원인이지만, ｢형법｣,「변호사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이 금품 수수와 결부된 청탁에 대하여만 규제를 하고 있어서 이러한 청탁관행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미흡한 실정이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이 법은 부정청탁 내용의 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부정청탁행위 그 자체를 금지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부정청탁행위란 제5조 제1항 각호에서 열거한 14가지 대상 직무와 관련하여 ‘법령을 위반하여’또는 ‘지위·권한을 남용하여’처리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14가지 부정청탁 대상 직무란 ① 인·허가·면허 등 법령에서 일정한 요건을 정하여 놓고 신청을 받아 처리하는 직무 ② 각종 행정처분 또는 형벌부과의 감경·면제 직무 ③ 채용·승진 등 공직자 등의 인사에 관한 직무 ④ 공공기관의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직위의 선정·탈락 사무 ⑤ 각종 수상·포상 등 선정·탈락 직무 ⑥ 입찰·경매 등에 관한 직무상 비밀에 관한 직무 ⑦ 계약 당사자 선정·탈락 관련 직무 ⑧ 보조금·기금 등의 배정·지원 또는 투자 등에 관한 직무 ⑨ 공공기관의 재화 및 용역의 거래 관련 직무 ⑩ 각급 학교의 입학·성적 등 관련 직무 ⑪ 병역 관련 직무 ⑫ 공공기관이 실시하는 각종 평가·판정 관련 직무 ⑬ 행정지도·단속·감사·조사 관련 직무 ⑭ 수사·재판·심판·결정·조정·중재 등 관련 직무를 말한다. 부정청탁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청탁행위가 ‘법령’을 위반하여야 하는데, 법령에는 ‘법률, 대통령령, 국무총리령, 부령’이외에도 조례, 규칙도 포함된다. 법령에는 부정청탁 대상 직무와 직접 관련된 개별 법령 외에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형법｣ 등의 일반 법령도 포함된다. 아울러 상위법령의 위임에 따라 또는 그에 근거하여 구체적인 기준을 고시, 훈령 등에서 정한 경우 그 고시·훈령 등이 상위법령을 보충하는 기능을 가지면서 그와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 있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기준 위반은 곧 상위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

부정청탁을 받은 공직자 등은 그에 따른 직무수행을 하여서는 아니되고 부정청탁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공직자 등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자기를 위하여 직접 공직자 등에게 부정청탁을 한 자는 처벌되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를 위하여 다른 사람을 통하여 부정청탁을 하거나(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제3자를 위하여 자기가 부정청탁을 한 경우(2천만원 이하의 과태료)에는 처벌을 받는다. 제3자를 위하여 공직자 등이 부정청탁을 한 경우에는 3천만원의 과태료 처벌을 받는다.

청탁금지법은 제5조 제1항에서 14가지 대상 직무와 관련하여 금지되는 부정청탁행위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 제2항에서는 청탁금지법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7가지 경우 또한 제시하고 있다. 이는 공직자 등과의 적법한 절차에 따른 의사소통의 경우이거나, 부정청탁의 밀행성이 없고 공개적인 경우 또는 공익상 필요한 경우 등은 청탁금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7가지 예외사유로는 ① 법령·기준에서 정한 절차·방법에 따라 요구하는 행위 ② 공개적으로 특정한 행위를 요구하는 행위 ③ 공익적 목적의 고충민원 전달행위 ④ 법정기한 내 처리 요구 등 하는 행위 ⑤ 직무 또는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증명 등을 신청·요구하는 행위 ⑥ 직무에 관한 법령·제도 등에 대하여 설명이나 해석을 요구하는 행위 ⑦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공직자 등은 부정청탁을 받았을 때에는 부정청탁을 한 자에게 부정청탁임을 알리고 이를 거절하는 의사를 표시하여야 하고, 동일한 청탁을 다시 받은 경우에는 소속기관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하여야 한다. 신고는 감독기관, 감사원, 수사기관 또는 권익위에도 할 수 있다. 신고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신고를 받은 소속기관장은 부정청탁여부를 조사하여 수사기관에 통보하거나 과태료 부과통보를 하고, 공직자 등에 직무참여 일시중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으며, 부정청탁의 내용 및 조치사항의 공개도 홈페이지를 통하여 할 수 있다.